앨범 정보

온스테이지 283번째 기린 (KIRIN)

온스테이지 283번째 기린 (KI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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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RIN (기린)

앨범유형
싱글/EP , 랩/힙합 / 가요
발매일
2016.06.28
앨범소개
ONSTAGE. 기린, 재미있지만 진지해

단언할 수 있다. 듀스의 음악은 시간이 더해갈수록 더욱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힙합과 뉴잭스윙이라는 장르의 선구자적인 도입과 탁월한 멜로디, 여기에 재치 있는 가사와 센스 넘치는 랩 메이킹, 그리고 춤과 의상까지, 듀스의 음악은 전혀 시대를 타지 않는다. 지금 활동하고 있는 많은 음악가들이 듀스의 노래를 들으며 성장했다. 이쯤에서 기린의 이름을 꺼내려 한다. 또 한 번 단언할 수 있다. 기린은 지금 현재 듀스와 뉴잭스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재현하고 있는 아티스트다. 온스테이지를 통해 소개되는 세 곡의 노래만 들어도 이 말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2016년의 뉴잭스윙이 여기서 펼쳐지고 있다. 히위고나우.

기린이라는 아티스트를 처음 알게 해준 노래는 'Please Stay'였다. 198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복고풍의 노래에 노래보다 더 복고적인 뮤직비디오가 있었다. 단순히 흥밋거리로만 치부하기에는 보코더와 클랩이 주도하는 사운드가 범상치 않았다. 뮤직비디오로 만들어진 또 다른 '난 외로움은 싫어' 역시 마찬가지였다. 장덕에게 헌정한다는 이 노래는 세심한 소품과 연출이 돋보이는 뮤직비디오로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최근 화제를 모은 에디킴의 뮤직비디오 콘셉트는 기린이 이미 몇 년 전에 선보인 것이다). 그 뒤 [그대여 이제], [사랑과 행복], [인기가Yo! 메가믹스] 등의 앨범을 발표하며 자신의 캐릭터를 확실히 만들었다. 

어쩌면 오해할 수 있다. 기린을 한 번 웃고 넘어갈 복고 취향의 재미있는 노래를 만드는 음악가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의 음악이 재미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진지하기도 하다. 듀스와 장덕의 팬인 기린은 자신의 음악에 뉴잭스윙과 가요가 갖고 있는 미덕을 잘 녹여낸다. 그가 만들어내는 비트와 사운드는 결코 녹록지 않고 그 위에서 펼쳐지는 멜로디는 확실하게 귀를 잡아 끈다. 듀스를 오마주하는 듯한 랩과 보컬 역시 귀에 쏙쏙 박힌다. 재미있으면서 진지하고, 진지하면서 재미있는 음악이다.

온스테이지 영상에서도 기린의 특성은 고스란히 담겨있다. 마치 1990년대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연출과 소품들이 눈길을 끈다(휠라 마크를 자신의 이니셜로 변형한 센스를 보라). 연출과 소품 하나하나를 보다 보면 그가 복고라는 정서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가 자연스레 드러난다. 듀스에 대한 존중을 담는 한편으로 기린이라는 아티스트의 음악적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세 곡이 선택됐다. 시대를 타지 않는 댄스 뮤직을 만든다는 건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듀스는 그걸 해냈다. 그리고 기린도 그걸 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