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나를 깨우네

나를 깨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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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선 버터플라이

앨범유형
싱글/EP , 락 / 가요
발매일
2016.10.19
앨범소개
또 한 번 변화를 꿈꾸다 
-4년 만에 공개되는 3호선 버터플라이의 새 싱글 ‘나를 깨우네’, ‘감정불구’

잠깐 돌이켜보자. 3호선 버터플라이는 언제나 제자리에 머물지 않았다. 그러면서 처음 지었던 집도 버리지 않았다. 참 신기한 밴드였다. 매번 바뀌는 것 같으면서도 ‘3호선 버터플라이’라는 정체성을 느끼게 해주었으니 말이다. 매번 하고 싶은 음악을 했으면서도 능숙하게 대중과 공명했고, 누구도 알 수 없는 미래를 향해 용감한 발걸음을 떼었다. 자, [Dreamtalk]로 큰 상을 거머쥐었던 3호선 버터플라이가 2016년 10월, 2곡의 싱글을 통해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한다. ‘나를 깨우네’, ‘감정불구’. 내년 1월 음반에 실릴 곡들이다.

먼저 이 두 곡을 들어본 후 이야기를 진행하고 싶다. 어떤 생각이 드는가. 뭔가 결이 다르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멤버들에 의하면, 이번엔 너무 처지지 않는 일렉트로니카 쪽으로 움직이고 싶었다고 한다. 3호선 버터플라이 역사에 기록될 11분짜리 싱글(원래는 17분에 달했다고 하는) ‘나를 깨우네’는 그 좋은 증거다. 도입부터 기존 밴드가 보여주었던 것을 잊게 만든다. 길이에 당황하지 말고 먼저 한 입 베어 무는 것이 좋겠다. 급하지 않게, 서서히 무드를 잠식해 나가는 곡이기 때문이다. 가만히 듣다보면 빨려들 듯 거부감이 사라지는 신기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이어 흐르는 ‘감정불구’는 잔잔한 바람으로 너울을 일게 한다. 간이 덜 된 듯 심심하게 진행되는 연주에 실린 보컬리스트 남상아의 보컬은 여전히 깊다. 뭔가 이질적이지만 어쨌든 둘 모두 3호선 버터플라이의 곡이라는 인상은 지워지지 않는다. 아직도 그런 밴드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건, 어쨌거나 작은 축복이리라.

이경준 (대중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