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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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 Iver

앨범유형
정규앨범 , 락 / POP
발매일
2019.08.09
앨범소개
신비한 음색을 지닌 위스콘신의 파수꾼, Bon Iver
새로운 계절에서 시작되는 치유의 사운드 [i,i]

겨울숲 오두막에서 시작되었던 그리움 [For Emma, Forever Ago](2007), 찬란하고 잔인했던 봄의 기억 [Bon Iver, Bon Iver](2011), 그리고 여름날의 열정과 혼돈의 기록 [22, A Million](2016)까지. 그래미 최우수 신인상과 최우수 얼터너티브 앨범을 받으며 명실공히 우리 시대 최고의 밴드로 각인된 본 이베어(Bon Iver)가 새로운 계절을 의미하는 앨범 [i,i]를 공개한다. (프론트 맨 저스틴 버논(Justin Vernon)은 그간 발표된 앨범들을 계절에 비유하면서 새 앨범 [i,i]를 '가을'이라 밝혔다) 

앨범 [i,i](아이콤마아이)는 전작 앨범 [22, A Million] 이후의 연속성을 감지케 하는 음반이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 한 흔적, 그리고 그것을 이어 나가려 한 흔적이 엿보이고 몇몇은 오히려 송라이터이기보다 사운드 메이커로써의 저스틴 버논의 재능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정통성과 새로운 요소들을 대범하게 차용하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있다. 그래서 앨범을 듣다보면 의외의 긴장감이 발생하더라도 그 사이 아름다운 멜로디가 자연스럽게 침투해 들어간다. 반복되는 잡음과 오토튠, 울퉁불퉁한 샘플 위에 불투명한 리듬 비트와 현악기, 그리고 피아노와 기타의 음색들이 서로 충돌한다. 어쨌든 우리는 다시금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본 이베어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게 됐다. 사운드의 범위는 더욱 정교하게 확장되고 야심찬 새로운 시도들도 감지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본 이베어의 중심에 있는 힐링의 사운드, 서정성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앨범 이전, 가장 처음에 공개된 두 곡의 싱글 'Hey, Ma', 그리고 'U (Man Like)'는 우리에게 익숙한 본 이베어의 사운드와 닿아 있었다. 레트로한 가정용 8미리 비디오로 촬영된 듯한 뮤직비디오와 함께 공개된 싱글은 진한 노스탤지아와 긴 여운을 남겼다. 'U (Man Like)'는 슈퍼스타 뮤지션들의 참여가 돋보인다. 브루스 혼스비(Bruce Hornsby), 웨이 오크(Wye Oak)의 젠 와스너(Jenn Wasner), 국내에도 내한했던 모제스 섬니(Moses Sumney)가 참여하면서 성스럽고 영적인 순간을 만들어 낸다. 브루클린 소년 합창단과 내셔널의 브라이스 데스너(Bryce Dessner)가 코러스로 참여하였다. 

처음 공개된 두 곡들이 꽤나 서정적인 측면이 있고 과거 그의 곡들에 닿아있었지만 앨범 전반을 보면 이 역시 [22, A Million] 만큼이나 전자적인 특성들을 강조해내고 있다. 과거 본 이베어의 작품들을 담당했고 지난해에는 로우(Low)의 화제작 [Double Negative]를 프로듀스한 B.J. 버튼(B.J. Burton)이 이번 본 이베어 앨범에도 합류해내고 있다. B.J. 버튼은 [22, A Million] 앨범에서도 프로그래밍을 주로 담당했다.

두번째로 공개된 두 곡의 싱글, 'Faith'와 'Jelmore'가 앨범 프리 오더와 함께 공개됐다. 'Faith'에서는 2집 특유의 AOR 스타일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마치 소리가 흘러내리는 듯한 옴니코드 연주 사이로 저스틴 버논의 신실한 목소리가 깔리는 'Jelmore'의 비디오 또한 이번 본 이베어의 다른 비디오들과 마찬가지로 댄서의 춤사위가 곁들여진다.

혼란스런 앨범의 인트로 'Yi'에 곧바로 이어서 과거에도 줄곧 활용됐던 오토튠이 [iMi]에서 등장한다. 이 혼란스런 가스펠 튠에는 제임스 블레이크(James Blake)가 참여해내기도 했다. 특유의 팔세토 창법이 돋보이는 미래 지향적 소울 트랙 'We'는 저스틴 버논의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We Maddie Parry'라는 제목으로 먼저 알려졌다. 미니멀한 구성의 현대음악의 영향이 감지되는 'Holyfields,', 웅장한 박력과 감동을 선사하는 'Naeem', 포크/컨트리 적 특성들이 강조된 'Marion' 등 온화하고 아름다운 소리가 느긋하게 흘러간다. 본 이베어의 곡들 중에서는 비교적 빠른 편인 격렬한 리듬과 우수 어린 현악기가 얽혀있는 'Salem',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가는 와중 후반부의 색소폰 파트가 두드러지는 앰비언트 발라드 'Sh_Diah', 긴 여운을 남기는 'RABi'로 앨범이 마무리된다.
다양한 장르들이 본 이베어의 음악 속에 뒤섞여 있지만 결국 그의 음악의 정신 한가운데에 놓여있는 핵은 포크, 혹은 가스펠일 것이다. 그리고 이것들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엮어내기 위해 다양한 것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그는 빈스 스테이플스(Vince Staples)나 챈스 더 래퍼(Chance The Rapper)와 교류하고 있지만 동시에 스웜프 독(Swamp Dogg)이나 블라인드 보이즈 오브 알라배마(The Blind Boys of Alabama)와 작업하고 있기도 하다. 스스로가 중심에 두고 있는 것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것 사이의 중심잡기, 그리고 그 두 가지의 융합에 대한 급진적 해답이 바로 [i,i]에 있다. 그리고 이는 어둡고 분열되어 가는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의 사람들의 가슴을 묘하게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