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헛것

헛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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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수

앨범유형
정규앨범 , 인디 / 가요
발매일
2021.02.18
앨범소개
거룩한 농담, 서툰 진심.
강백수 3집 [헛것]

강백수의 음악은 사소하다. 첫 앨범에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그 사소함이란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현실에 치여 사는 또래 친구와의 대화에서부터 여자 친구와 벌인 작은 다툼들, 좋아하는 야구선수, 음악을 하게 만든 친구에 대한 이야기, 술을 마시고 벌이는 푸닥거리 같은 토로들에 이르기까지, 그냥 우리가 늘상 나누는 일상의 대화들이 강백수의 사소함이다. 그래서 거기엔 어떤 거룩함도, 위대함도 없다. 이 노래 가사들을 이야기라고 부를 수 있다면, 여기엔 어떤 반전도 없이 사소하게 시작하여 사소하게 끝날 뿐이다. 목숨을 건 사랑도, 신념을 건 도약도 없는 이 사소하고 평범한 일생.
가만히 이번 앨범에 담긴 그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면, 그 안에 든 이야기들은 늘 후일담이라는 걸 새삼스레 깨닫는다. 19년 6개월 만에 재회한 사람은 내 상상 속의 그런 모습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도저한 시간에서부터(19년 6개월) 이별에 익숙해져버린 지금 이 순간이 ‘문득’ 새삼스러워지는 마음(그믐달)에 이르기까지. 강백수의 특별함이 있다면 이 모든 것을 과하지 않게 표현한다는 것. 다만, 결코 모자라지도 않게 표현한다는 것. 과장되지 않게, 단지 담담할 뿐인 목소리로 “어쩌면 사랑이란 헛된 꿈속에 잠시 다녀오는 것이 아닐까”(꿈이었나) 스스로 되물을 뿐이다. 확실한 건 그 감정의 진폭이란 슬픔을 온전히 체감하지 못하기에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 외려 온전한 슬픔의 시간을 지나 현재에 이르렀기에 말해질 수 있는 다른 느낌의 슬픔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그는 타인에게 어떤 말들을 건넬 수 있는 것이고, 진심으로 자신의 말을 믿으며 그것을 부를 수 있는 것일 테니까 말이다.
그의 음악을 듣다보면, 그래서 그의 목소리를 듣다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그가 목 놓아 부르는 이야기들이란, 사실 사소한 삶에 대한 농담들이고. 그 농담들 속에서 우리는 매 순간 목숨을 걸고 살아가고 있지 않나. 그러니 그의 노래가 어딘가 농담처럼 들린다 해도 잘못된 건 없다. 다만 그것은 사소한 농담이 아니라 어쩌면 거룩한 농담일지도 모르겠다. 그 거룩함과 농담 사이의 낙차가 바로 그가 자신의 목소리로 표현하고자 하는 어떤 마음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래서 그의 목소리는 다정함이라기엔 서툴고, 서툴다 말하기엔 너무 진심어린 목소리들이라 섣불리 지나쳐버리기엔 왠지 슬퍼지는 기분이 드는 것이겠지. 그래서 우리가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어떤 향수를 느끼게 되는 것이겠지.
그러니 강백수의 음악이란, 진심어린 농담이다. 그 농담에 우린 웃기도 하고 고개를 끄덕이고 싶을 때는 그러면 된다. 그러다가 웃음이 조금 잦아들거나, 혹은 슬픔이 조금 잦아들 무렵에는....... 그때 우리는 진심으로 웃게 될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누군가의 덕분일 따름이라고 말하는 그의 노래에. 사소하다 말하기엔 너무 진심이라서, 단지 다정할 뿐이라는 말만으로는 왠지 설명이 되지 않는, 그래서 자꾸만 흥얼거리게 될 그 노래에 말이다.

-문학평론가 임지훈


credit

2020, 강백수문화사
Pruducer 강백수
Investors 권도혁 박탄 박현빈 안규황 이영렬 장정희 홍석희
Music & lyrics written by 강백수
Arranged by 강백수
Instrument played by 강백수밴드

강백수밴드
vocal, chorus 강백수
guitar 이현철
keyboard 하헌재
drums 이원진
bass 이지현

Recording
guitar & bass 이현철 (CLL LAP)
vocal & drums 김현승 (studio 7)

Mixing & Mastering 한치(studio 전산실)
Design 강문주
Music Video 뉴에이지필름

발매사 ㈜미러볼뮤직
기획사 강백수문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