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Reminiscence

Reminisc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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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앨범유형
정규앨범 , 독주곡 / 클래식
발매일
2021.11.30
앨범소개
피아니스트 박종훈의 자작곡이 담긴 프리미어 클래식 앨범 [Reminisecence]

[3 Short Fantasies (after Edgar Allan Poe)]는 슈만의 환상곡에 대한 기록은 많이 남아있다. 베토벤 기념비 건립을 위한 모금운동의 일환이었다는 재미없는 이야기는 둘째 치고 슈만 자신이 밝힌 클라라에 대한 열정, 클라라와의 결혼이 어려워진 현실의 심리적 공황상태를 표현했다고 하는 내용들은 이 아름다운 피아노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이야기 일 것이다. 하지만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슈만이 1악장 coda 코다에 살짝 인용한 베토벤의 가곡 “멀리 떨어진 연인에게”의 테마의 존재는 1910년이 될 때까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이다.

명백한 의미를 드러내는 작품은 예술이기를 그만둔 것이다.” - Edgar Allan Poe

사실 슈만의 음악에는 많은 비밀이 숨어있다. 예를 들어 작품 번호 1번인 Abegg 아베그 변주곡의 타이틀의 과연 무엇 혹은 누구를 의미하는지는 아직도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알려진 사실들은 그 당시 슈만이 알고 있던 Abegg 아베그라는 사람이 두 명 있었다는 것과, 더 확실한 것 하나는 이 이름의 알파벳을 음계의 이름으로 대입하였을 때의 A, B, E, G, G 다섯음이 변주곡의 주제의 첫 다섯음이라는 것뿐이다. 환상곡과 마찬가지로 클라라와의 사랑이 절망적일 때 작곡된 Arabeske 아라베스크도 통상적인 의미의 “복잡한 기하학적 연속 문양” 과는 한참 거리가 있어 보이는 음악이다. 반복적인 리듬과 순환 주제에 의한 악곡이긴 하지만 너무나 단순하고 쉽고 예쁜 음악이어서 후세의 음악 학자들은 그저 슈만이 은유적으로 아라베스크 라는 타이틀을 붙였을 뿐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곤 한다. 하지만 이 곡을 작곡했을 때의 슈만의 편지에 중요한 단서가 하나 있다.

“절대로 나를 베토벤 등의 후예와 같이 묘사하지 말라. 난 그들보다 열 배 이상 못난 사람이길 원한다. 단지 내 자신에게만 특별한 사람이 되었으면 할 뿐...”
- Robert Alexander, 1839년에 쓴 편지에서.

[Ballade Chopinesque on the theme of "Hymn of Death"]는 조선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과 ‘사의 찬미’는 Josif Ivanovici 이바노비치의 “도나우 강의 잔물결”이라는 곡에 윤심덕이 노랫말을 붙여 1926년 발표하였다. ‘죽음을 찬미한다’는 제목 답게 슬프고도 아름다운 로맨스를 선보여 많은 이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귀국하자마자 중앙청년회관 독창회를 통해 우리나라 최초 소프라노 가수로 데뷔하였다고 한다. 본래 왈츠이기 때문에 경쾌한 곡조이나 느리게 연주하여 처연하고 비극적인 느낌을 살렸으며 발라드, 서사적인 얘기로 특별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소프라노 윤심덕은 김우진 구한말의 비극적이고도 낭만적인 이야기를 쇼팽스타일을 빌려 피아노로 구현하였다. 쇼팽의 곡은 표제음악의 성격은 띠지 않는다. 쇼팽은 작품마다 서정성과 드라마의 요소를 적절하게 혼합했다.

[Theme and variations on J.S Bach’s “Air on G string “]
원래 이 악곡은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3번 라장조’ BWV 1068의 일부인데 이 곡은 바흐의 후원자인 알한트 쾨텐의 레오폴트 왕자를 위해서 1717년에서 1723년 사이에 쓰여진 곡이다. 오늘 연주되는 이 곡은 전통적인 변주곡과는 거리가 있다. 화성 혹은 패턴의 변형과 응용은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주제에 베이스 라인을 각 변주마다 일관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주제의 일부분이 새롭게 등장하는 모티브들과 어우러져 등장한다. 기술적인 변주곡으로 보기보단 감성적 변주라고 할 수 있다.

[Fantasy for solo piano, after Mozart “Reversed”]
모차르트의 걸작 C단조 환상곡의 악보를 뒤집어서 보고 연주한다면? 그런 상상 속에서 쓰인 환상곡이다. 리듬적, 모티브의 음정 간격 등 악보상의 표기를 물리적으로 뒤집어서 이 새로운 환상곡의 주제로 삼기는 했지만, 음악적으로 모차르트의 스타일과는 하등 관계가 없다. 모차르트의 환상곡에서 영감을 받고 시대를 앞서간 그의 작품을 21세기의 새로운 음악에서 계승한다는 의미로 작곡되었다.

[Sonatina “classical”] 소나티나는 작은 소나타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어린 학생들이 연주하는 곡으로 알려져 있으나 모리스 라벨의 소나티나처럼 음악적으로 기교적으로 원숙하고 깊이 있는 작품들도 여럿 있다. 피아니스트 박종훈의 〈Reminiscence〉에서의 소나티나는 고전적이고 심플한 소나타 형식의 작곡 기법으로 작곡된 전형적인 작은 소나타이지만 군데군데 그만의 위트와 해학이 들어있어 듣는 이를 즐겁게 한다. 모차르트의 주제는 물론 어린 학생들이 자주 연주하는 Kuhlau 쿨라우나 Clementi 클레멘티 등의 모티브를 변형하여 패러디한 부분들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 있을 것이다.

[Bach : Toccata And Fugue In D Minor BWV.565 (Piano Transcription by Chong Park) (Remaster)]
바흐가 오르간을 위해서 작곡한 〈토카타와 푸가〉에는 명곡이 많으나 이 라단조의 곡은 특히 유명하다. 젊은 힘이 넘치는 웅대한 곡이며 바흐의 가장 개성적인 작품의 하나 일 것이다. 오르간을 위한 원곡과는 달리 피아니스트 박종훈의 편곡은 피아노 라는 악기에 걸맞는 거장적인 테크닉의 향연이다. 부조니의 바흐 편곡들이 원곡에 충실하면서 피아노 라는 악기에 맞는 사운드의 깊이를 추구했다면 박종훈의 편곡은 구성의 변형과 화성적 위트를 적극 적용하여 바흐의 색채가 옅어졌다고 할 수 있다. 악곡의 현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하여 모던 피아니즘의 화려한 콘서트피스로 재탄생 된 곡이다.

 [Credit]
작곡 박종훈
편곡 박종훈
* J.S. Bach : Toccata And Fugue In D Minor BWV.565 (Piano Transcription by Chong Park) (바흐 : 토카타와 푸가 라단조)
연주 박종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