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Cosmic distress

Cosmic distress

공유하기

Maol (마올)

앨범유형
싱글/EP , 랩/힙합 / 가요
발매일
2022.01.24
앨범소개
[앨범소개]

이전 앨범 [이상]은 우상의 파괴로부터 드러나는 실망감과, 그에 대한 반항을 노래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것은 무엇이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면서도 동시에 살아낼 수 있다는 어떤 패기를 함축하고 있었다. 그러나 [Cosmic distress]는 조금 더 고독 안으로 깊게 침전하려 시도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를테면 우리 각자가 처한 그 심연의 늪에서 벗어가려거든, 되레 그 안으로 더 오랜 여행을 떠나야 할 것처럼 말이다. 그때마다 우리는 광활한 세계 안에서, 유한한 존재로서 사유하고 있다.

무엇이 ‘우주적 고뇌’를 야기하는가? 도대체 그것이 가능하긴 한가? 왜냐하면, 우리는 그저 유한한 존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우리는 나 자신이 처한 이 비좁은 공간을 넘어설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무한한 우주를 진정한 의미로 떠올릴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거대한 세계에 내던져져 있다고 믿으며 그에 고뇌하는 것은 지나치게 거창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것은 이를테면 유한한 존재의 오만함이라 부를 수 있는 스캔들이다.

그러나 어떤가. 우리는 그 '우주적 고뇌', 혹은 고독이라는 것, 외로움이라는 것, 무언가로부터 동떨어져 있는 그 기분을 분명히 실감하고 있다. 하루는 권태롭고 또 하루는 불안하고, 모든 익숙한 것들은 낯선 것으로 된다. 우주적 고뇌를 앓는 자들은 그리하여 '방황'이라는 것을 시작한다. 방황이라는 것이 가능할 때, 우리는 정처 없이 떠돌고, 이미 우주적 고뇌라는 것 안에 있다.
방황한다. 그것이 우주적 고뇌를 증명한다. 우리는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다. 마음은 정처 없이 쏘다닌다. 그러나 정착하지 못한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이리저리" 움직일 때마다 몸과 마음은 그 무엇에도 닿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 무엇에도 의미를 발견하거나 고무되지 못한다.

마치 진공상태에 있는 것처럼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고 있다는 것. 이것이 우리를 유한한 외딴 존재로 느끼게 만든다. 그리고 외딴 존재가 동시에 주변이 낯선 거대한 우주로서 드러낸다. 그 순간, 그 정체 모를 세계가 나를 덮쳐온다. 나는 조각조각 난 채로, 그 무엇도 부여잡지 못하고, 세상은 거대한 암흑으로 서리 내린다.

벗어날 수 없다. 하릴없는 쾌락 속으로 도피하고서는, 다 이런 거야, 다들 그리 사는 거야 - 중얼거려 놓고서는, 잃어버린 무언가를 여전히 찾고 있다. 그러나 없다. 어디에도 없다. 고향을 잃은 피란민처럼 홀로되었다 느낀다. 그러한 방황이, 정처 없음이 나를 홀로 두고, 그 홀로됨이 곧 압도하는 세계를 드러낸다. 그래서 우주적 고뇌다.

그 안에서 해내는 기도는 무엇인가. 그것은 우선 내가 파멸되었고, 흩어졌으며, 공허와 상념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그에 실망하고 좌절하고 있었음의 인정이다. 헛된 희망이 들어갈 공간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기도함이란, 그 방황이 끝나기를 희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내가 여전히 걸어갈 수 있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그런 뒤 에야 방황은 비로소 종결될 수 있다. 끝까지 들어가 보아야 새로운 시작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것은 조금은 훗날의 이야기이다. 그전까지는 그 고독안에서 마음을 기도하며 노래한다.


[Credits]

Produced by Maol 이건용
Written by Maol 이건용
Arranged by Maol 이건용
Mixed by Maol 이건용
Mastered by Maol 이건용
Synth By 정건반(keyhalfz) 정민재
Introduction By KihaHan 한기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