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Cynical

Cyn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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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reenwood

앨범유형
싱글/EP , 인디 / 가요
발매일
2022.03.04
앨범소개
음악은 마치 말(speaking)처럼 굳이 그것이 누군가 억지로 만들어낸 유행어나 신조어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누구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체득하고 구사하게 되는 당대의 어휘와 어투가 있다.

오늘의 얼터너티브 R&B가 그렇다. 로파이한 사운드 질감으로 만들어내는 칠(chill)하고 몽환적인 분위기, 트랩 비트, 적당한 그루브와 그 속에 부드럽게 녹아드는 목소리, 사랑과 이별의 순간을 들여다보는 내면의 목소리들, 그런 속내를 조금 돌려 말하며 해외 싱글과 구별을 어렵게 하는 영어 가사까지. 물론 이 같은 요즘 언어를 유창히 구사하는 그린우드의 음악을 그저 등 뒤로 스쳐 지나가는 대화처럼 익숙한 배경의 소리 중 하나로 치부하기엔 그만의 돋보이는 것들이 생생하다.

이 노래 ‘Cynical’은 앞서 언급한 근래 언어의 특징들과 그린우드 특유의 장점을 동시에 집약한 노래다. 미디 악기의 적재적소 활용, 인트로를 휘어잡는 어쿠스틱 질감과 이내 공기를 지배하는 리버브 사운드의 인상적인 공존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켜켜이 덧댄 보컬 레이어가 상호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보컬이 연기하는 진한 감성은 비트와 만나며 감상 위주의 몰입과 댄스 그루브가 선사하는 몰아의 이분적인 경계를 완전히 허물기도 한다. 제목의 ‘Cynical’이 가리키는 건 가사 속 떠난 ‘너’ 그리고 이로 인해 남겨진 이의 고통과 슬픔을 노래하는 이는 화자 ‘자신’으로, ‘Cynical’은 마치 우리가 화자가 되어 닥친 상황과 세계를 경험하듯 안으로 파고드는 감각과 밖으로 뻗어가는 감정을 묘사하는 구상이 탁월하다.

말과 음악은 모두 발화 혹은 연주 행위를 통해 완성된다. 각자의 내면 안에 꽁꽁 감춰진 것이 아니라 세상 밖으로 튀어나와 그 존재를 각인할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작사와 작곡, 프로그래밍과 믹싱까지 스스로 해내며 오롯이 자기 소리를 내뿜고, 탁월한 소리 배치를 통해 결국 그린우드가 완성하는 장면은 반드시 직접 들여다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세계다. 커버의 아트워크를 통해 같은 밤하늘을 무대 삼고도 각기 다른 낭만적 몽상과 선명한 바람을 그려낸 앞선 두 싱글 ‘now I could fly’와 ‘From the Start’(2021) 역시 경험하지 않고는 절대 예상할 수 없었던 다른 세계다. 앞선 음악과 말의 비유를 다시 떠올려보자. 모두가 비슷한 언어를 구사하면서도 어떤 이의 말은 듣기 싫은 뻔한 잔소리가 되고, 어떤 이의 말은 분명 시가 되고, 그림이 된다. 이 노래를 축으로 이제 막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는 그린우드의 세계에 자꾸 눈이 가는 까닭은 그의 말이 단지 유려하기 때문이 아니다.

- 대중음악평론가 정병욱(Byungwook Chung)


CREDIT

작사 : TheGreenwood
작곡 : TheGreenwood
노래 : TheGreenwood
편곡 : TheGreenwood

믹스 : TheGreenwood, 김주환
마스터 : 김주환
프로듀싱 : 김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