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열화 [劣化]

열화 [劣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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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su

앨범유형
싱글/EP , 일렉트로니카 / 가요
발매일
2022.06.10
앨범소개
우리는 HD(Higher-Definition)의 시대에 살고 있다. 날이 갈수록 더 좋은 화질의 영상, 더 좋은 화질의 사진 포맷이 등장하고 우리도 그것들을 더 선호한다. 하지만, 초고화질의 해상도가 언제나 좋은 것일까? 높은 해상도 속에서 우리는 굳이 보지 않아도 되는, 볼 필요가 없는 것들까지 볼 수 있게 된다. 화면 너머 누군가의 얼굴에 난 잡티 자국, 실수로 묻었을 먼지 한 조각까지. 만약 그것들이 조금 더 낮은 화질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사진 속 우리들 모두가 가지고 있는 조금은 추하고 조금은 못난 면들을 보여줄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이 싱글의 두 곡은 관계의 ‘화질’에 관한 노래들이다. 누군가(‘4k’)는 복잡하고 어려운 관계 속에서 모든 것이 보이고, 보려고 하는 고화질의 관계보다는 조금 더 낮은 화질 속에서 따스하게 서로를 바라봐주기를 바라고 또 누군가(‘열화’)는 끝나버린 관계에 천착되어 열화된 꿈 속에서 자꾸만 선명하게 헛도는 기억의 굴레들에 괴로워하고 있다.

첫 번째 트랙 〈열화〉는 트립합과 Drill 장르를 섞어 화자가 자신에게 자꾸만 선명하게 재생되는 미련을 괴로워하고 있는 모습을 그려내려 했다. EP와 기타 등의 리얼 인스트루멘탈이 주가 되는 느린 리듬의 절부를 지나 화자가 괴로이 ‘나는 여기 또 다시 와있’다고 말하는 순간 차가운 질감의 신디사이저들이 겹쳐지고 산개하면, 애써 잊으려고 했던 기억들이 절걱거리며 다시 재생된다.

이어지는 두 번째 트랙 〈4k〉는 원래 2019년 4월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공개되었던 트랙으로, 글리치 노이즈들로 이루어진 드럼과 희뿌연 색깔의 패드들이 안개처럼 뿌려진 곡이다. 너무나 많은 것을 알려야만 할 것 같은 요즘의 관계에 대해 화자는 이를 ‘화질’로 비유하여 굳이 선명하게 봐야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가끔씩 우리는 서로에 대해 너무나 많은 것을 알려고 하고 있지는 않을까. 그런 고민이 들때면 우리 눈 속의 화질 버튼을 한 단계 낮춰보는것은 어떨까.


[Credit]
All Song
Lyrics & Compsed & Arranged by Hosu
E.Guitar Played by Hosu (Track 1,2)
Mixed by Hosu
Mastered by Purple Coin
Album Artwork by 1of6i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