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MIRROR

MIRR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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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ST

앨범유형
정규앨범 , 댄스 / 가요
발매일
2022.09.26
앨범소개
정신없이 어디론가 향하다 문득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봅니다. 이 길이 맞는지, 혹시나 길을 잃은 것은 아닌지, 남들과 다른 길로 뱅글뱅글 돌아가는 바람에 한없이 뒤처진 것은 아닌지 불안하기만 합니다.
꽤나 오랫동안 뒤에서 밀어 왔던 관성에서 벗어난 날들. 그동안 저는 종종 꽤 오래전의 일들을 떠올려 보기도 하고, 가까운 과거와 지금의 모습을 거울에 자주 비춰봤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기대 섞인 미래와 희망도 그려 보며 매일을 기록했습니다.
그 기록들에 따르면 삶은 거울로 가득한 꽤나 복잡한 미로 와도 같습니다. 다만 그곳에 갇혀 같은 길만 헤매기보다는 거울 속에 비친 모습 너머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싶었습니다. 비록 그 과정이 꽤 고되고 그 너머에 무엇이 나올지,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을지라도.
[MIRROR]는 그 과정에서 발견한 여덟 개의 거울들 입니다. 그리고 오늘도 저는 그 거울들 속의 스스로를 밀어냅니다.
2022년 9월, LENNY MAKES SOME-THING.


1. HELLO
비가 자주 내리던 어느 날, 그녀와의 저녁 약속을 앞둔 저는 조금 빠르게 퇴근해 그녀의 회사 앞 카페에서 그녀를 기다렸습니다.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세차게 몰아치던 비는 그녀와 만나기로 한 시간이 되자 거짓말처럼 멈췄고, 하늘의 구름 사이로 아직 지지 않은 햇살이 내리쬐었죠. 마치 영화처럼.
회사 앞에 서있는 제 앞으로 그녀가 나타났고, 싱그러움을 잔뜩 머금은 공기와 주변의 푸른 나무들의 손짓과 함께 다가온 그녀의 뒤로는 따스한 햇살이 함께했습니다. 그날의 일기장에는 이렇게 한 문장이 적혀 있었습니다.
“비가 그친 후, 싱그러움이 몰려온다. 네가 온다.”

〈Credits〉
Lyrics by LENNY MAKES SOME-THING
Composed by LENNY MAKES SOME-THING, OROM
Arranged by OROM
Recorded by COKEONSOBER
Mixed & Mastered by ARCX(아르코)
Guitar by Donut by Donut


2. DRIVE
어렸을 적 좋아했던 노래를 꼽으라면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GOD의 ‘길’을 말하곤 합니다. 그 당시에는 그냥 ‘아 노래 좋다'의 느낌이었으나 머리가 커버린 후에는 그 노래에 담긴 가사와 전체적인 분위기가 인생이라는 거창한 흐름의 무언가를 잘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더욱 좋아하게 되었죠.
흔히 인생을 길에 비유하곤 합니다. 시간이라는 곳 위에 놓인 길을 각자만의 방법으로 가는 것. 다들 목적지도 다르고, 그 길을 가는 방법도 다릅니다. 정답은 없고 규칙도 왕도도 없습니다.
살아가다 보면 그 길 위에서 스스로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헤맬 때가 참 많죠. 그리고 타인의 길이 한없이 부러워 내 앞에 놓인 길이 초라해 보일 때도 많고요. 그러다 보면 왠지 끌리는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선택하는 빠르고 효율적이며 안전한 다른 길을 선택해 어떻게든 어딘지 모를 그 목적지에 다다르고 싶어지는 마음이 가득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맞지 않는 길을 가다 보면 항상 탈이 납니다. 저도 우리 모두가 그랬듯, 스스로에게 맞지 않는 길을 기웃거리다가 난감했던 적이 꽤 많습니다. 그 숱한 기억들을 뒤로하고, 이제는 그냥 남 신경 쓰지 말고 스스로의 앞에 놓인 길을 가자고 다짐하는 요즘입니다. 비록 그 길이 크고 넓지 않아도 좋고, 뱅뱅 돌아가는 길이어도 좋고, 예쁘지 않아도 좋으니. 그 길을 걷다 자연스레 마주칠 누군가와 함께 가기도 하는 거죠 뭐.
그런 우리의 여정을 밝게 풀어내고 싶었습니다. 좋은 사람과 함께 떠나는 여행 드라이브를 떠올렸어요. 그런 드라이브라면, 길을 잃어도 돌아가도 괜찮을 것 같았기에.
P.S.
기왕이면 제가 좋아하는 테슬라를 타고 가면 좋겠습니다. 개선된 자율주행 기능으로. 길을 잃음 어때, 돌아가면 어때. 슈퍼차저는 또 있을 텐데.

〈Credits〉
Lyrics by LENNY MAKES SOME-THING
Composed by LENNY MAKES SOME-THING, OROM, NILD
Arranged by OROM, NILD
Recorded by COKEONSOBER
Mixed & Mastered by ARCX(아르코)


3. MELLOW (feat.A.eun)
부드럽고 은은하게 스며드는 인연이 있습니다. 크게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레 이어지는 그런 인연. 대개 그런 인연과의 관계를 유지할 때 평온하고 행복한 일상을 채웠던 것 같습니다.
DRIVE의 가사를 쓰던 중, 문득 함께 길을 나서고 싶은 사람은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길을 잃어도, 돌아가도 서로 이해하고 응원하며 계속 나아갈 수 있는 사람. 그 정도의 사람이라면, 억지로 이어가려 애쓰는 인연이 아닌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스며드는 인연의 축에 속할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인연을 처음 만났던 이십 대 초반의 내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우여곡절 끝 입학한 대학교에서 같은 수업을 듣고, 같은 학회를 하며, 같은 방향의 동네에 살았던 동기 친구와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던 기억.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의 일상에 부드럽고 은은하게 스며들어 어느덧 설레는 사랑에 빠졌던 그 추억들. 이 곡은 그때의 저로 돌아가 그때의 모습과 순수했던 감정을 그려내고 싶었습니다. 부드럽고 은은하게.

〈Credits〉
Lyrics by Aeun, LENNY MAKES SOME-THING
Composed by LENNY MAKES SOME-THING, OROM, NILD, A.eun
Arranged by OROM, NILD
Guitar by Donut by Donut
Recorded by COKEONSOBER
Mixed & Mastered by ARCX(아르코)


4. WHERE IS THE LOVE?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일상이 돌아온 뒤, 결혼식이 쏟아집니다. 철없어 보이던 주변 친구들과 지인들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약속하는 현장을 목격하며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과 동시에 마음 한편이 왠지 모르게 아려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더군요.
다들 어디서 저렇게 반쪽을 찾았나 싶기도 하고, 왜 아직도 나는 요렇게 혼자인가 싶은 그 생각의 굴레에 일단 들어서게 되면 꽤나 심각한 후폭풍에 빠지곤 합니다. 그런 후폭풍에서 한시라도 빠르게 벗어나고자 조금이라도 마음이 가는 상대가 있으면 기회를 엿보며 반쪽 대상 검증 작업에 들어가지만 대부분의 인연은 만족스러운 결과를 낳지 못한 채 흘러가게 됩니다.
그렇게 또 사랑을 찾지 못한 자신을 나무라며 세상 망한 것처럼 한탄하다가도, 맘에 드는 사람이 나타나면 ‘난 멋져, 난 섹시해, 저 여자다, 간다아아아앗!’ 이라고 주문을 외치며 벌떡 일어나 어느새 말을 걸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오늘도 웃음 짓습니다. 참 애쓰고 있네요.
아니 근데, 그래서 제 사랑은 어디 있냐는 겁니다.

〈Credits〉
Lyrics by LENNY MAKES SOME-THING
Composed by LENNY MAKES SOME-THING, ARCX, COKEONSOBER
Arranged by ARCX
Recorded by COKEONSOBER
Mixed & Mastered by ARCX(아르코)


5. LET ME GO
사랑이건, 일이건, 뭐 일상의 작은 순간들이건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그 가운데 신중함이라는 포장 아래 적절한 타이밍을 놓쳐 통째로 기회를 날리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죠. 겁이 나서 였을 수도 있고, 잘 몰라서 였을 수도 있고.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렇게 행동했던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겠다 싶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의 저로서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믿고 싶지만, 그래도 대게 그런 기억에는 아쉬움이 짙게 묻어나곤 합니다.
앞으로의 선택에는 인생의 무게까지 더해져 얼마나 많은 책임감이 따르게 될까, 과연 나는 좋은 선택들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가득한 요즘. 우연히 트위터에서 “답답하게 하지 말고 네 마음을 말해줘.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놓치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라는 글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마 그 트윗은 트친의 맘을 답답하게 만드는 썸남에게 하는 것이었겠으나 그 글을 본 저 또한 뭔가를 느꼈습니다.
그래 뭐, 후회할 일 만들지 말고 어차피 해야 할 건 바로바로 하자. 너무 많이 생각해도 그건 독이다, 독. 인생 뭐 있나.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 있으면 그냥 빠릿하게 하자고 말이죠.
아, 그런데 이 글을 쓰고 나니 우물쭈물하다가 놓친 썸녀들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요. 그래, 그럼 둘 다 녹여보죠 뭐.

〈Credits〉
Lyrics by LENNY MAKES SOME-THING
Composed by LENNY MAKES SOME-THING, OROM
Arranged by OROM
Recorded by COKEONSOBER
Mixed & Mastered by ARCX(아르코)


6. TURN ME ON (feat.ARCX) (Album Version)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를 정신없이 살아가다 보면 뭔가 신선한 자극을 갈망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부업도 해보고, 새로운 취미도 가지려 애를 쓰고, 모임에도 나가고, 여행도 떠나봅니다. 그럼에도 무언가 해결되지 않는 허전함은 항상 가득합니다.
그럴 땐 역시 매혹적인 상대와의 자극적인(!) 사랑이 특효입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채워지지 않던 그 공허함과 허전함이 단번에 해결되는 그 마법. 불타오르는 사랑을 통해 저절로 흥분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자각하는 것만큼 살아있다는 에너지를 가득 느낄 수 있는 것이 또 있을까요?
그래서 오늘도 나지막하게 그녀에게 외쳐봅니다. TURN ME ON.

〈Credits〉
Lyrics by LENNY MAKES SOME-THING, ARCX(아르코)
Composed by LENNY MAKES SOME-THING, ARCX(아르코)
Arranged by ARCX(아르코)
Recorded by ARCX(아르코)
Mixed & Mastered by ARCX(아르코)


7. MIRROR
연이은 야근을 마치고 돌아온 뒤, 피곤에 지쳐 쓰러졌다가 억지로 샤워를 합니다. 수건으로 물기를 닦으며 우연히 거울을 보자 무언가에 푹 절여져 푸석한 저의 얼굴이 보였고 그 순간 눌러왔던 기억과 감정들이 솟구쳤습니다.
돌이켜보면 나름 열심히 살았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인생과 나의 하루는 녹록지 않죠. 꿈과 희망 그리고 패기를 잔뜩 안고 뛰어들었던 일과 관계들은 대부분 실망스러운 결과로 이어지게 마련이었고요. 그런 일들이 반복되며 어느샌가 나의 가슴속에 자리 잡은 좌절감과 피로감이 얼굴에 묻어난 것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포기하고 싶고, 남을 원망하며 보내는 날들도 꽤 많았습니다. 전부 놓아버리고 어디론가 피하고만 싶을 때도 자주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 마음속에는 거울 속 나를 밀어내고 내가 꿈꾸는 내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내 잠시 보였던 거울 속의 제 모습을 밀어내고, 미뤄왔던 꿈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Credits〉
Lyrics by LENNY MAKES SOME-THING
Composed by LENNY MAKES SOME-THING, OROM, NILD
Arranged by OROM, NILD
Recorded by COKEONSOBER
Mixed & Mastered by ARCX(아르코)


8. MAYDAY
지친 하루를 견뎌내고 집으로 돌아와 잠들기 직전.
침대에 누워 누군가는 카톡을, 누군가는 유튜브를, 누군가는 SNS를 하며 전파와 신호를 보냅니다. 어김없이 반복되는 이 행위가 마치 지난한 일상에서 꺼내달라는 조난신호를 보내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내가 보내고 있는 일상의 가치를 누군가 알아주길, 나라는 존재를 누군가 들여다 봐주길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밤마다 꺼져가는 불빛과 가라앉는 침대 속에서도 그렇게 부단히 누군가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때로는 그 신호가 닿아 의미 있는 연결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답 없는 상대 그리고 잘 꾸며진 누군가의 피드 게시물과 영상들이 스스로를 한없이 초라하고 볼품없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렇게 침잠해 가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애써 외면하면서 잠들었다가 아침에 일어나 간밤에 보냈던 그 신호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기계적으로 그리고 반복적으로 신호를 보내지만 그 신호가 어디에 닿을지, 설령 닿을지라도 그 뒤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네요.
무엇을 위해, 그리고 왜 조난 신호를 보내는 걸까요? 그 이유를 잊은 채로 오늘도 어디론가 계속 구조 신호를 보냅니다. 깊은 바다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침대에 누워.

〈Credits〉
Lyrics by LENNY MAKES SOME-THING
Composed by LENNY MAKES SOME-THING, ARCX(아르코), E.dali
Arranged by ARCX(아르코)
Recorded by HAKI
Mixed & Mastered by ARCX(아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