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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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ZeenHae)

앨범유형
싱글/EP , 발라드 / 가요
발매일
2023.12.19
앨범소개
“어느 새벽, 저희 아버지 나이대로 추정되는 분의 큰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소리가 서글퍼서 한참을 지켜봤던 기억이 있어요.
조용한 거리에서 혼자 울고 계셨던 그분의 마음을 생각하며 쓴 곡입니다.”


‘여전히 난’이란 노래를 찾아 듣는다. 2018년에 나온 5년 전의 노래다. 물론 그때는 ‘진해’란 이름을 알지 못했다. 뒤늦게 찾아 들었다. 장르 옆에 ‘발라드/인디음악’이라 적혀 있다. 인디는 진해가 활동하던 방식을 말하는 것일 테고, ‘여전히 난’은 ‘발라드’의 어법을 따르고 있었다. 피아노와 첼로 연주 위에서 진해의 목소리가 더해져 나오는 노래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발라드의 형식 그대로였다.

하지만 그 노래를 조금은 더 특별하게 만들어준 건 진해의 목소리였다. 진해는 가창력을 뽐내듯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도 노래로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호소력이 될 것이다. 이제 막 ‘여전히 난’이란 데뷔곡을 낸 가수로선 특기할 만한 성취였다. ‘가수’라 썼지만, 진해는 곡을 직접 만들고 부르는 가수, 즉 싱어송라이터였다. 그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어 직접 불렀다. 곁에 아무도 없을 때 음악을 듣고 부르며 위로받던 시간이 쌓여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 됐다고 한다.

사랑에 관한 노래가 대부분이었지만 이는 다시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했다. 마치 자신의 목소리처럼 세심히 바라본 세상과 사람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노래가 되었다. 그동안 발표한 각기 다른 노래마다 발라드 형식 아래서 조금씩 변화를 주었다. ‘사람이 좋아’에서는 플루겔혼 연주가 담담하게 울려 퍼졌고, ‘몽상’에서는 기타와 목소리만으로 노래를 꾸몄다. 대체로 미니멀한 연주를 지향하는 듯하면서도 때로는 현악 연주로, 때로는 프로그래밍이 된 사운드로 공간을 채웠다.

‘하루’는 느리지만 꾸준히 노래를 발표해 온 진해의 음악 여정이 온전하게 담겨 있는 노래다. 노래가 절반 가까이 진행될 동안 소리를 내는 것은 기타와 목소리뿐이다. 건반과 첼로가 더해지고 곡은 조금씩 소리를 확장해 간다. 급하지도, 갑작스럽지도 않다. 자연스럽게 소리들이 더해지며 부드러운 노래의 결을 만든다. 목소리에서 전해지는 서늘한 서정은 여전하다. 결코 과잉하지 않는 진해의 목소리는 오히려 더 노래가 품고 있는 슬픔과 위로를 더 깊게 한다.

새벽 골목에서 큰소리로 울음을 터뜨리던 중년이 있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울고 있던 그의 마음을 생각하며 ‘하루’를 썼다. 그 골목에는 큰 슬픔이 있었지만 이를 위로해 주던 고요와 침묵도 있었다. 그 감정을, 그 고요의 순간을 노래로 기록하고 싶었다. 그렇게 ‘하루’가 만들어졌다. 노래가 진행되는 동안 목소리, 노랫말, 연주, 무엇 하나 슬픔의 감정을 강요하지 않는다. 이것은 지금껏 진해가 전해온 위로의 방법이기도 하다. 시간의 흐름만큼 조금은 더 깊어진 서정으로 여전히 아름다운 발라드를 만들고 부른다. 발라드는 모두가 좋아하는 것 같은 음악이지만, 그저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특별한 음악이 되기도 한다. 그 새벽의 슬픔과 진해의 위로를 생각하며 듣는다. - 김학선 (대중음악평론가)

[Credits]

Composed & Lyrics by 진해
Arranged by 진해
String arranged by 정튠

Vocal : 진해
Piano : 복다진
Guitar : 이재성
Bass : 송혁규
Drum : 강수호
Cello : 김가온
Clarinet : 오인택

Recorded / Mixed by 인천음악창작소
Mastered by 권남우 @ 821sound
Production or Support 인천음악창작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