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없이

아무것도 잡지 못한 내가
외로이 숨만 쉬고 있다.
시들고, 떨어져 버린 뒤 무겁게 걸어가는.
한참을 보다가 지긋이
모른 척 돌아서는.
움직이는 대로 춤추려 해도
흥이 나지 않는 움직임이다.
공기의 흐름조차 나를 싸늘히 외면하고
고요도 적막으로 돌아 두렵게 나를 둔다.
이래...
그래. 달을 담은 내 눈에.
이렇게. 뛰고 있는 가슴에.
가는데. 돌아갈 수 없는데
덧없이. 가는데.
그렇게.
무뎌진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래. 달을 담은 내 눈에.
이렇게. 뛰고 있는 가슴에.
가는데. 돌아갈 수 없는데 
덧없이 가는데.
그렇게.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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