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새라면

루싸이트 토끼 2015.07.16 9
내가 새라면 
네 방 창문과 
너무 가깝지 않은 
나무 위에서 
지저귀겠어 
어렴풋이만 
내가 온 걸 기분 
좋게 느낄 수 있게

내가 바람이면 
무더운 날 고개 
숙이고 비척이는 
네 뺨 위를 스쳐가겠어 
신선한 기운에 
다음 걸음을 
즐거이 내딛을 수 있게

아마 모를 거야
내가 얼마나 
네게 특별한 
무언가이고 싶은지
아마 넌 모를 거야
난 너무나 
잠시 머무르니까 
너무나 말이 없으니까

내가 햇살이면 
무섭게 쏟아지는 
비 뒤를 바짝 쫓아 
달리다 그 비가 
그칠 즘 천천히 걸어 
네 등에 살며시 닿겠어 
두렵고 힘들었던 
시간이 다 지났단 듯

아마 모를 거야
내가 얼마나 네게 
특별한 무언가이고 싶은지
아마 넌 모를 거야
난 너무나 
잠시 머무르니까 
너무나 말이 없으니까

아마 모를 거야
네가 얼마나 내게 
특별한 무언가가 되었는지
아마 넌 모를 거야
난 너무나 조심스러우니까 
너무나 겁이 많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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