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러워

서러워 아무것도 없는
내가 서러워
또 서러워서
눈물 한 방울을 흘려도
아무도 없네

서러워 이런 말도
들어줄 이가 없는
그러면서 혼잣말을
줄줄 내 뱉는 내가
오 서러워

하얀 눈이 소리없이
쏟아지는데
내 마음은 하염없이 쓰라리고
하얀 눈이 소복소복
쌓여가는데
내 발자국은 혼자
쓸쓸히 남겨지고

오 옆에 누가 갑자기
걸어주는 건지
발자국 한 줄이
더 생긴건 뭘까 랄라
신이 나서 옆을 돌아봤더니
그저 쓸쓸히 떠돌아 다니는
동네 강아지 한 마리
너도 서럽니 너도 나처럼
이 추운 겨울 날
너도 이렇게 나처럼

내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내가 두 번 다시 말하지 않아
이 추운 겨울을
혼자 보내는 건 너무 싫어서
다시는 이 겨울이
오지 않기를 바랐지만
날 비웃듯이 겨울은 찾아왔고

눈이 내려 아무도
없어서 서러워
누구도 내 걱정 않는게

오 서러워 또 서러워
혼자인 내가 서러워
겨울아 오지마
오 서러워 또 서러워서
나 혼자 쓸쓸히 걷다
집으로 갔네

따뜻한 이 방구석을
겨울 동안 나가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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