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벌레

루싸이트 토끼 2016.02.24 0
태어나고 자라서 
숨을 거두는 것까지
모든 것이 자연스레 시작돼 
자연스레 이뤄지는 일인데
왜 이렇게 믿기지가 
않고 생각할수록
마음이 슬퍼질까

우리 앞에 또 어떤 
일들이 남아있을까
아무것도 알 수 
없어서 우리는
한참 동안 서로 
얘길 나누다 
집으로 돌아가 
잠들기 전에

콩벌레처럼 몸을 
작게 더 작게 말아
움추리고 몸서리치며 
울기도 여러 날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내 오래된 친구야,
하나가 지나면 하나가 오듯이
슬픈 게 오는 만큼 
기쁜 것도 오겠지 뭐

어떻게 될런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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