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니가 없을 때
별거 아닌 것들도
다 크게 다가와
우 눈을 떴을 때
아침인지 밤인지
난 알 수가 없어
시급 오 천 원짜리 알바가
내 하루의 전부지만
그래도 너와 있을 땐
좋았었는데
오백 원짜리 오뎅으로
배 채우긴 힘들지만
그래도 너와 먹을 땐
좋았었는데
워 어
너와 있을 땐
그래도 좋았었는데
워 어
나쁘지 않았어
나름 괜찮았었던 것 같은데
우 집에 돌아올 때
별거 아닌 것들에
내가 너무 작아져
월 오십짜리 내방은
달빛도 들어오지 않아
그래도 니가 있을 땐
좋았었는데
오 년째 신는 이 신발
여기저기 다 헤졌지만
그래도 너와 걸을 땐
좋았었는데
워 어
너와 있을 땐 그래도
좋았었는데
워 어
나쁘지 않았어
나름 괜찮았었던 것 같은데
너와 함께 맞춘 신발
색깔이 참 예뻤는데
너와 함께 있던 그 방
아늑하고 좋았는데
너와 함께 먹던 그 밥
너와 함께 했던 그 밤
너와 함께 했던
아니, 니가 좋았었는데
나와 함께 먹던
나와 함께 듣던
나와 함께 했던
니가 좋았었는데
나와 함께 걸어가던
나와 함께 노래하던
나와 함께 숨을 쉬던
니가 좋았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