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누구십니까

오마르 (Omar) 2016.11.29 23
중 1때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지
할머닌 우리 
가족과 함께 사셨지
중풍을 앓으셨어 
두 다리와 한 쪽 팔을
쓸 수 없는 상태로 방 안에
누으신 채 
나를 부르실 때면
뭔가를 열심히 
말씀하시곤 했어
그 중에 몇 개는 
알아들을 수가 없었고 
옆엔 빨간 대야 
그 안에 소변냄새가
났지 항상 
켜져있던 낡은 티비
거기서 나온 빛이 
할머니의 주름 진
얼굴 위로 넘실 거리고
그냥 그런 것들이
반복되는 날들 
그러다 어느 밤에 
작은 누나가
울면서 날 깨워 
할머니가 돌아가셨대
무슨 말인지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 채
불 켜진 작은 방으로 가 
문을 여니까
엄마가 울고있어
할머닌 눈을 감으신 채 
움직이지 않으셨지
이야긴 여기부터야 
그때 내가
엄마 옆에서 잠결에
뭐라고 말을 했냐면
엄마 할머니는 
좋은 곳으로 가셨을거야
졸리니까 일단 가서 자자
엄마 할머니는 
좋은 곳으로 가셨을거야
졸리니까 일단 가서 자자

난 난 대체 누구일까
내 안에 있는 당신 
당신은 누구인가
난 대체 누구일까
그때 그 말을 뱉은 것은 
도대체 누구인가
who are you you 
you you you
도대체 누구인가
who are you you 
you you you

고1 때는 친할머니가
돌아가셨지
마지막 두 달 정도를 
우리와 사셨지
친척들이 찾아오고 
현호 삼촌은 나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을거라 말했지
그리고 어느 날에
혼자 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상황에
들려오는 할머니의 괴성
난 너무 놀라 온몸이 
굳었지 아마 화장실에서
들리는 듯한 울음 계속되는
흐느끼는 소리 
두 세 가지의 상상이
머릴 스쳐갔지만 
난 나가지 않았고
집에 온 숙모가 
할머니를 달래며
대변이 섞인 목욕물을 
청소하는 내내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자는 척을 했네
얼마 뒤에 할머닌 쓰러지셨고
그날 4교시에 들어온 
옆반 선생님이 내게
얼른 집에 가라고 
얘기하는 동안
자리로 돌아와 
가방을 싸는 동안
교무실에 들러서 
담임을 만나고
학교 앞 정류장까지 
걸어가는 동안
난 6교시의 
숙제를 떠올리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지
6교시의 숙제를 떠올리면서
정말 정말로 
다행이라 생각했지

난 난 대체 누구일까
내 안에 있는 당신
당신은 누구인가
난 대체 누구일까
그때 그런 생각을 한 것은 
대체 누구인가
who are you 
you you you you
도대체 누구인가
who are you 
you you you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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