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김필 2016.12.05 328
아침에 일어나 창을 열고서
매일이 그렇듯 기지개를 펴고
물을 마셔
어느 하나 특별할 것 없는
내 하루가 또 시작되나 봐
 
오늘은 유난히 해가 좋아서
미뤄둔 빨래를 하려던 맘
금세 접고서
널브러진 옷을 챙겨 입고
뚜벅뚜벅 이방을 나서네
 
성북동 그 어귀에
너와 가던 찻집을 들르고
둘이서 자주 듣던
이 노래를 흥얼거리네
 
오래된 인연이 다 그렇듯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면
널 잊을까 봐
여길 다시 난 찾아왔나 봐
혹시 너를 우연히 만날까
 
성북동 그 어귀에
너와 걷던 공원을 걸으며
둘이서 자주 듣던
이 노래를 흥얼거리네
 
잊은 줄 알았던 예쁜 기억들은
온통 날 흔들어
다시 나를 눈물짓게 해
 
성북동 그 어귀에 마주 앉아
추억을 남겼던
이곳에 나 혼자서
이 노래를 흥얼거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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