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

장필순 2017.02.17 21
아침 햇살이 들어
커피잔에 닿으면
향기롭고 따스함에도
나는 외로워

창문 밖 익숙한 풍경은
여전히 맑지만
어제와 다르지 않음에
역시 외로워

뭐가 그리운지도
잘 모르겠어

채워지지 않는
그 무언가 있음이 분명해
울고 싶어 애꿎은
엄마 생각도 해보지만

외로워

아무 생각 없이 대했던
내가 미안해
나를 불러줘 기억해줘
손을 잡아줘 

안아줘

언제부턴가 뒷주머니에
구겨 넣어버려
가끔 망설이며 만지작거리는
나의 꿈들은

우연히 툭 떨어진
뭉친 종이짝처럼
이젠 무엇인지도 조차
모르는 것들

뭐가 부족한지도
잘 모르겠어

다만 마음 아팠던
말들조차 그리워
가름 시린 애꿎은
아빠 생각도 해보지만

더 외로워

뭐가 그리운지도
잘 모르겠어

채워지지 않는
그 무언가 있음이 분명해
울고 싶어 애꿎은
엄마 생각도 해보지만

외로워

나즈막히 비친
눈물 감추고 나니
이젠 알겠어 내게 필요한 건
나를 필요로하는

사람이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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