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전날

공소원 2017.11.16 40
아무 것도 아닌 오늘
너는 어떨까
흐려진 사진 속에 넌
여전히 웃고 서있어

이 방 안에 남은 추억
모두 접어서
상자에 깊이 넣은 채
난 너를 닫으려 해
우리란 말도

늦은 걸 알지만
널 보낼게 참 고마웠어

널 처음 만났을 때
널 처음 안았을 때
그 모든 날에
멈춰있어

날 처음 울렸을 때
한 걸음 멀어질 때
그 많은 순간 속의
너에게

너에게서 시작해서
너로 끝난 건
어쩌면 잘 된 일 같아
내 맘이 굳어버린 건

익숙한 길 어딘가에
너를 두고서
떠날게 낯선 곳으로
끝내 널 잃어버리게

마음이 느려서
난 몰랐어 우리의 이별

널 처음 만났을 때
널 처음 안았을 때
그 모든 날에
멈춰있어

날 처음 울렸을 때
한 걸음 멀어질 때
그 많은 순간 속의
너에게

난 눈을 감고 생각했어
내가 좀 더 잘해줄 걸
조금만 더 기다릴 걸
차마 못 다한 말이
내 발등 위로 떨어져

널 처음 만났을 때

또 처음 헤어질 때

이렇게 난 아픈데
다시 와주면 안 돼
더 멀어지는
너에게

아무 것도 아닌 오늘
나는 여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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