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er

탁연 2017.12.26 19
넌 차가운 물로만 샤워했지 늘
계절에 상관없이
널 따라서
나도 그렇게 했고 이제
보일러 안 틀지
수건은 하나로 좀 부족해서 
항상 두 장씩 챙겼지
그런 네 모습이
난 정말 좋았나 봐
씻을 땐 늘 니 생각이 나

머리 감고 수건 두 장
다 털고 나면 
Feel so cool now
어디 갈까
고민하지 뭔가 필요해

머리 감고 수건 두 장
다 털고 나면 
Feel so cool now
어디 갈까
고민하지 뭔가 필요해

샤워기를 붙잡아
또 머리 위로 꼭 잡아
차가운 물이 몸을 적시고 있네
두 눈을 꼭 감아
딴생각 못 해
다 잊어 까맣게
내 머릿속에 해로운 것들
거품과 씻겨가
샤워 끝마치고서 문을 열면
니가 있었지
난 장난스럽게 다 젖은 채로
너를 앉곤 했지
넌 비명 지르며 나를 밀쳐냈지만
이내 웃곤 했었네
거품이 안 씻겼다면서
빤히 날 보고는 웃곤 했지

머리 감고 수건 두 장
다 털고 나면 
Feel so cool now
어디 갈까
고민하지 뭔가 필요해

머리 감고 수건 두 장
다 털고 나면 
Feel so cool now
어디 갈까
고민하지 뭔가 필요해

이제는 샤워를 끝내도
개운치 않아
왜인진 뻔하니
굳이 말 안 할래 난
목 뒤에 덜 씻긴 거품마냥
작은방 안에 너 아직 남았잖니
아무것도 못 할 줄 몰랐어
그만하자고 내게 말한 그땐 말야
진짜로 이뤄질 줄도 난 몰랐어
너가 내게 퍼부어댄 그 저주말야
만약 그때로 돌아간다면
덜 괴로운 말로
관계를 정리할 수 있을까
어쩌면 너와 만난 그날부터
바로 이 순간을
보며 우린 달려온 걸까
머리 아프네 또
그만 씻고 나가야겠어
오늘따라 왠지 물이 미지근해
아니 걍 내 기분이 그래

머리 감고 수건 두 장
머리 감고 수건 두 장
머리 감고 수건 두 장
머리 감고 수건 두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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