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르르 2018.01.24 121
소리 없이 내려오는 눈 속에
가만히 내 마음 하얗게
또 물들어
너를 두고 돌아오던 날처럼

가지런히 남겨진 기억들은
여전해 하나도 변하지 않아
지워 보려 해도
선명해지는 건
너를 앓는 것 같아

한겨울의 바람
내 몸을 감싸네

움츠렸던 내 맘과
이곳에 남아
너를 그리는 밤
찬 바람에
얼어붙어 버릴 나인데
그치지 않는 눈 위에 
너의 이름을 쓴다
이 열을 덮는다

아무도 없는 거리에
덩그러니 서 있다
돌아선 내 발자국만
남겨질 텐데

모질게 널 밀어냈던
차가운 말들에
너는 얼마나
나를 미워했을까

무거운 밤과
길 잃은 그림자
너를 닮은 눈이 내린다

움츠렸던 내 맘과
이곳에 남아
너를 그리는 밤
찬 바람에
얼어붙어 버릴 나인데
그치지 않는 눈 위에
너의 이름을 쓴다

함께했던 그 날과
내 가슴에
가득히 쌓인 너에게
돌아갈 수 없는
시간 속에 남아
다시 한번 너를 부른다
이 열을 덮는다
한낮의 햇살에 눈 녹듯
너는 사라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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