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색

오곤 2018.09.03 29
사랑은 참 놀랍게도 
처음 모든 시간을
분홍빛으로 가득하게 해

반대로 마지막엔 온통 모든 시간을
회색빛으로 아득하게 해

그러다 차츰 하나둘 
조금씩 옅어지다가
추억이라 부르게 될 때쯤
투명한 하늘빛으로 기억될 시간에
정말로 감사하게 돼

그래도 가끔은 묘한
쓸쓸함에 너란 색을 꺼내
비워둔 내 맘을 몰래 채워 
괜히 그려보곤 해

어쩌다 너와 나 
같은 색으로 물들었을까?
그랬던 네게 난 
어떤 색으로 남아 있을까?
생각이 난다면 이젠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이렇게 너를 떠올려도
아프지 않은 나를 바라보는 게 
어설픈 위로가 될까?

하얗게 사라질 거라 
믿었던 맘 무색하게
사실은 비밀스레 
간직하고 싶나 봐
덧칠하지 않은 채 
반짝이고 있는 우리 시간인가 봐

그래도 가끔은 묘한 
쓸쓸함에 너란 색을 꺼내
비워둔 내 맘을 몰래 채워
괜히 그려보곤 해

어쩌다 너와 나 
같은 색으로 물들었을까?
그랬던 네게 난 
어떤 색으로 남아 있을까?
생각이 난다면 
이젠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이렇게 너를 떠올려도 
아프지 않은 나를 바라보는 게 
어설픈 위로가 될까?

바래지 않은 채 기억될 그 안녕 
선명히 남은 채 새겨질 그 안녕 

어쩌다 너와 나 
같은 색으로 물들었을까?
그랬던 네게 난 
어떤 색으로 남아 있을까?
생각이 난다면 
이젠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이렇게 너를 떠올려도 
아프지 않은 나를 바라보는 게 
어설픈 위로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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