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원 엘레지

권미애 2018.10.24 30
기차가 떠나가네 어둠속으로
빠르게 꼬리를 거두어가네
밤 11시 3분 시계는 멈추고
도화꽃 민발한 조치원을 뒤로
그대는 깜깜한
세상속으로 사라지네
고복 저수지 한가운데
추억이 잠겨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진 것은 아니라며
그대는 내게 입을 맞추었지
철 길 옆 석탄공장을 지나며 
그대가 언뜻 보인 눈물은
내 가슴속 우물이 되어 
작은 빗방울에도 넘쳐 흐르네
빗물이 흐르는 동시상영
왕성극장을 나와서
가위바위보를 하며
오르내린 역전 육교
오늘은 혼자서 오르내리네
포르르 역 주변을 날던
한 무리의 새들도 
날갯짓을 멈춘 지금
기차는 다시 또 떠나가고 
네온싸인이 번쩍이는
조치원 역 광장에서
난 난 빙빙돌며
북극성을 찾아보네
기차가 떠나가네 어둠속으로
빠르게 꼬리를 거두어가네
꼬리를 거두어 가네 가네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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