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바캉스 2

왠지 잠은 안 오고
사는 걱정에 뒤척이다
괜시리 핸드폰만 만지작대다
뭐가 그렇게 바쁘다고
휴가 한 번도 못 떠나고
이 여름, 그냥 이렇게 보내도 될까

뭐가 그리 걱정야
내가 바로 여기 있는데
지금이라도 우리 같이 떠나 볼까
꼭 바다가 아니어도
꼭 멀리 떠나지 않아도
그대와 함께하는
지각 바캉스

운동화 신고서, 모두가 잠든 이 밤 골목길을
그대와 함께 손 마주 잡고
걷기만 해도 난 너무 좋은 걸
9월의 바캉스

솔직히 많이 미안했었어 하루하루 바빠서
남들 다 가는 휴가조차 제대로 가지 못해서
그래도 지금 내 곁에 웃고 있는 널 보면
함께 하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넌 내게 바다보다도 더 햇살보다도 더
달콤한 휴식을 주었으니까 내가 약속할게
자그만 이 침대가 작은 섬처럼 느껴지게
Girl, let me love you

반복되는 일상과
하나 마나 한 걱정들
지겨운 사람들의 잔소리까지도
다 벗어던지고서
조금 더 가벼운 맘으로
우리 더 늦기 전에
지각 바캉스

머리만 묶고서
편한 티셔츠 슬리퍼 신고서
그대와 함께 손깍지 끼고
걷기만 해도 난 너무 좋은 걸
9월의 바캉스

바다가 아녀도
모두가 잠든 이 밤 골목길을
그대와 함께 팔짱을 끼고
걷기만 해도 난 너무 행복해
9월의 바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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