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색

DUSKY80 2019.09.27 53
가지런히 개어진 색색의 옷들을
힘없이 손끝으로 긁어내리다

자욱한 먼지 쌓인 소라 빛 옷 아래
감춰둔 내 기억을 스친다

하얀 방 안은 불을 
켜뒀는지 아니었는지 

난 느리게 고개를 돌리다 
마주친 거울 속 시커먼 
내게 말을 거네

살아내줘 
나에게 말을 건네고 

표정 없는 내 
얼굴을 괜히 만져도 보고

시계 소리 남은 방
길 잃은 외로움이
말을 거네  
하 아 

색깔 없는
같은 하루가 가네

견뎌내줘 
또 내게 말을 건네고

표정 없는 내 
얼굴을 다시 만져도 보고 

시계 소리 남은 방
거울 속 내게 다시
말을 거네 
하 아

깊은 어둠 속에서
서러워 눈물이 나도

살아줘 
나를 견뎌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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