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 Shower

[[작은물 컴필레이션]]

작은물 컴필레이션

작은물은 을지로에 있는 작은 공간입니다. 함께 밥 지어먹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서 친구 다섯 명이 모여 밥을 지어먹게 되었고 서로를 꼭꼭 씹어먹어야 덜 오해하고 덜 미워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친구들을 초대해 반찬으로 서로의 노래나 각자의 작업들과 삶을 조금 나눠 먹게 되었습니다. 일부는 카페와 바로 운영하면서 소소한 공연이나 전시가 열리기도 하며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있고, 올해 초 재계약 문제로 건물주님과의 갈등도 있었습니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만나게 된 친구들과의 시간을 잘 기록해 놓아야겠다고 생각했고 여러 따듯한 마음들이 모여 귀여운 컴필레이션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2019년 작은물이 세 번째 맞이하는 여름의 끝자락, 이곳을 사랑하는 23팀의 뮤지션이 평범한 오늘을 기념하기 위해 소중한 기록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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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록이 있기까지의 개인적인 순간들을 생각해 봅니다. 처음 작은물을 방문한 밤, 날을 꼬박 새며 소리를 나누고 친구를 사귀었습니다. 강렬했던 그 밤, 작은물에 함께 모여 놀던 친구들은 여전히 저의 삶에 깊은 궤적을 남기며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습니다. 작은물에서 만난 모든 인연이 그러하듯 말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어느 날의 밤에는 이 앨범이 만들어지는 미래를 명확하게 꿈꾸기도 했습니다. 개미마을의 버드나무가게에서 뮤지션들의 노래를 처음 듣던 날, 그들은 작은물에서 만난 많은 친구들처럼 수줍고 또 조용하게 자신은 뮤지션이 아니라고 소개했었지만, 음악을 통해 담담하고 섬세하게 멜로디를 풀어내는 정말로 좋은 뮤지션들임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새벽 아주 많이 취해있었지만, 개미마을 친구들과 작은물의 음악을 꼭 세상밖에 들려주고 싶다고, 그리고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보자고 우리는 함께 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작은물 컴필레이션 앨범이야기를 꺼냈던 한겨울의 이야기입니다. 갑작스러운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작은물 재계약 문제에 있어 건물주와 마찰이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사회적이고 경제적이며 정치적인 이 문제를 다행히도 작은물을 운영하는 친구들은 현명하고 의연하게 해결했지만, 공간을 손수 꾸려낸 그들의 황망했던 마음을 먼 곳에서 지켜보며 너무도 화가 나고 슬펐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 봤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이 앨범이었습니다. 지금 이때, 가장 평범한 순간에 이 앨범을 발매할 수 있어 너무나 행복합니다.

작은물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우리의 여행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였습니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여러 나라들의 크고 작은 도시들에서 살며 노래하며, 넓은 마음으로 우리의 집이 되어 준 친구들을 만났고, 한국에서 우리도 누군가의 집이 되어 주고 싶다는 바램을 갖고 돌아온 해였습니다.

작은물이라는 공간은 이미 많은 친구들의 집이 되어주고 있었습니다. 집이 되어주고, 집이 되어주는 공간을 지켜주기 위해서, 사라지려 하거나 누군가에 의해 끝맺어 지기 전에 지금 이 때에 우리의 사랑을 모아봅니다. 이 음반에 참여한 모든 뮤지션들도 함께, 작은물을 위해.

- 지드 그리고 진저팝 (Echo and The Machine)


[[작은물 컴필레이션 ? 곡 소개]]

[CD1]
1. 박수박 - 서울시계
을지로의 인쇄공장 소리에 영감을 받아 순간이 찬란하기를 염원하며 만든 곡입니다.

2. 수 - 나는 여기
내가 여태껏 만나왔던 소중한 모든 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이다.
나는 사람을 만나며 힘을 쓰고 사람을 만나며 힘을 얻는다.

3. 찬호 - 잊혀진 것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작은물 ver.)
오랫동안 이어져 왔던 어떤 관계가 끝나갈 때의 느낌을 담은 곡입니다. 가깝다고 느꼈던 어떤 것들이 어느 순간 낯설게 느껴질 때의 느낌을 담으려고 했던 곡입니다.

4. 김이슬기 - 나는 꿈이 없어요
2018년 초 즈음이었나요, 한 대형병원의 신규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대나무 숲 등을 통해 그 사람의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졌고, 죽음을 향해 가던 그 사람의 일기장 속 몇 마디를 보고 곡을 만들었습니다.

5. 이형주 - 얼렁뚱땅
상식이 통하지 않는 얼렁뚱땅한 곳에서 얼렁뚱땅한 망상을 해보는 노래입니다. 망상의 끝은 결국 현실의 직면인가 봅니다. 이런 슬퍼라.

6. 쓰다 - 철
철공소에서 잘려 나가는 철을 보고 만든 노래입니다.

7. 최영 - 우리
‘우리’는 1년간의 서울살이를 돌아보며 만든 노래다. 수많은 관계를 맺고 지우며, 흐려짐을 맞이할 때까지의 기억들. 버티고 버텨서 끝까지 남는 것만을 목표로 하는 시간 속의 이야기.
우리는 가난했지만 사랑했고 두려웠지만 사랑했다. 그날의 울림은 아직도 마음 한편에 남아있다. 끝없이 존재하는 어떤 것. LOVE & LIGHT.
무더운 여름날, 최영

8. 중원 - 금도끼 은도끼
‘금도끼 은도끼’는 개미마을 버드나무가게에서 추운 겨울을 보내며 만든 노래이다. 사라졌다가 제 발로 돌아온 도끼는 이제 금도끼가 되어 고스란히 모셔져 있다.

9. 예람 (w. 하늘에선, 윤새한) - 언젠가 흘러서
‘언젠가 흘러서’는 작은물이라는 공간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만들게 된 곡입니다. 작은물을 찾아가고 노래도 하고 그곳에서 만난 인연들과 함께 또 재미있는 기획도 하곤 합니다. 그 흐름과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고 느낍니다.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그 공간을 찾아가는 흐름을 생각하면서 언젠가 우리는 이렇게 계속 흘러 어딘가를 향해 함께 가고 있다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하늘에선 - 작은물 컴필레이션을 함께 하면서 아쉽고 어려웠던 점들도 많았지만 작은물을 좋아하는 마음은 변치 않습니다. 작은물에서 시작한 기획공연인 '모노라이브'는 작은물이라서 더 편안한 마음으로 기획하고 공연하기 시작했고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참여한 예람의 '언젠가 흘러서'도 작은물에서 한 모노라이브 중에 즉흥적인 예람의 노래에 새한과 저도 즉흥적으로 함께 만들어낸 곡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때 그 공연에 있었던 모든 분들이 함께 만든 곡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때의 그 분위기에서 나올 수 있는 생각과 이야기들이 제 선율에 묻어나와 있습니다.

10. 윤새한 - 흐르게 둔다
작은물에선 이곳의 흐름대로 나를 맡기고 있어도 즐겁고 편안하게 이끌어 준다는 느낌을 받아서 쓰게 되었습니다.

11. 유유 - 몇 억 광년 후의 타임캡슐
돌이켜보면 인생을 살아오는 내내 저는 사람에게 상처받아서 무너져 내렸고 사람에게 힘을 얻어 구원받아왔어요. 아무리 혼자 잘 버텨내기 위해서 노력해왔다고 한들, 사람은 결코 혼자서만 살아갈 수는 없기 때문에, '몇 억 광년 후의 타임캡슐'은 결국 우리는 모두 사라질 것이지만 '지금 이 순간' 나와 함께 해주는 따스한 사람들과의 기억을 노래로 담아서 영원히 남겨두고 싶다, 는 마음으로 만들었던 곡입니다.

12. 여유와 설빈 - 여기에 있어요
비닐봉지 구기고 젓가락 두드리며, 저기 말고 여기!

[CD2]
1. Shi-ne - 몽매난망 (夢寐難忘)
몽매난망 : 꿈에도 그리워 잊기 힘들다.
누구나 삶을 살면서 그리워하는 상대가 한둘은 생기기 마련이다. 혹 그런 상대조차 없을 때에 우리는 어떠한 것을 언제나 잡아당겨 곁에 두길 원한다. 우리 속엔 언제나 무엇인가 채워져야만 하는 동그라미가 존재하고, 이 곡에선 상대를 찾는 우리의 그리움과 잡히지 않는 어떤 것을 담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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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물을 만날 때마다 나는 사람의 삶을 경험하고, 삶을 마음으로 느끼기에
내가 느낀 삶의 일부로 함께 하고 싶었다.

2. 작은물 - 태평가 (A song of peace)
태평가는 공간 작은물에서 함께 먹고 마실 때 자주 부르던 노래입니다.

3. 아다리 - 내 고향 옆방에는
힙스터들의 파티가 열리는 내고장 7월의 청포도를 생각하면서 만든 노래입니다. 이 노래를 통해서 행복한 사람들을 밝게 웃으면서 저주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4. Echo and The Machine - Moon Shower
따뜻한 사람들이 조그맣고 동그랗게 모여 밤새도록 음악을 나누는 이곳을 선율로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설 때마다 새로운 시간과 세계가 열리고, 밤의 순간에는 많은 별빛들이 달빛을 받으며 찬란히 빛나던 작은물.
우리의 술과 노래들, 어떤 고요함과 외침들, 많은 뮤지션들과 예술가들 가까운 친구들에게 주문처럼 살아있는 그 모습들을 생각하며 이 곡을 만들었습니다. 이 노래로 아름다운 순간들을 언제나처럼 함께 나누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을지로의 작은물가에서 오래 맞닿을 수 있기를 바라며…

5. Pomez - Mogwacha
슬프지만 춤출 수 있는 그런 음악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연히 작은물에서 공연하게 되어 이 컴필레이션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6. Finishirts - Red Shoes
2019년 1월, 사운드 클라우드에 공개한 EP ‘Cat’s tail’(Demo)의 두 번째 수록곡 ‘Red Shoes’는 동명의 안데르센 원작 ‘빨간 구두’에서 모티브를 차용한 댄스 뮤직입니다. 빨간 구두를 신고 멈출 수 없는 춤을 추는 모습을 상상했을 때 느낄 수 있는 극도의 피로감을 표현했습니다.

7. Cushion - 꿈에
꿈속에서만이라도 당신이 뱉는 말 속에 저를 담아주세요.

8. 인상 ? 눈 (eye)
모든 사람들을 가지고 있는 눈 속의 별과 내 눈 속의 별이 서로 만났을 때 교감이 이루어지며 모두가 하나가 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우주에서 온 것 같아요.

9. Sicka J - Madecassol
‘사랑은 이렇게 하는 거겠죠?’

10. 송인효 - 띠용
이제는, 서울의 어느 뒷골목을 헤매고 있다.
고마움, 미안함, 사랑의 말들이 뒷골목의 싸구려 네온사인처럼 알록달록 그의 주변을 깜빡거린다.
그는 취했다.
우리는 그동안 무엇과 싸워왔나.
흐려진다.
그래, 한잔 더!
한잔 더...

11. 아마츄어증폭기 ? 마네킨 (나띵 컴페어즈 투 유로 믹스)
아마츄어증폭기의 마네킨은 초창기 아마츄어증폭기의 노래로 아마츄어증폭기의 4집 앨범 [수성랜드]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여기 소개하는 곡은 마네킨의 댄서블 버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80년대 유럽풍 향수를 유발하는 신디사이저 편곡이 가미되었습니다.

12. 윤숭 - 여름날의 나를
몇 해 전 여름, 구로시장의 이제 더 이상 사람들이 잘 오가지 않는 시장 골목에서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계신 솜틀집 부부 칡차할머니 팥죽할머니를 만났습니다. 이 노래는 그분들과 함께했던 순간들 나눴던 대화들과 눈빛들로, 친구들과 같이 지어 부른 노래입니다.
담벼락의 넝쿨장미가 지고 긴 장마의 시작을 알리는 무거운 소낙비 쏟아지는 여름날이었어요. 이 노래를 다시 부를 수 있게 되기까지 세 번의 여름을 보냈습니다.
작은물의 소중한 친구들의 마음 덕분에 다시 불러봅니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듯하지만 오래도록 선명하게 남을 순간들이 지나갑니다. 많이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


-Credits-
V.A. - 작은물 컴필레이션
Produced by 지드(Zeed)

CD 1
Recorded and Mixed
지드 (1, 4, 5, 6, 7, 8, 9, 11번 트랙), 윤새한 (2, 3, 10, 12번 트랙)

CD 2
Recorded and Mixed
지드 (1, 2, 4, 5, 8, 12번 트랙), 아다리 (3번 트랙), Pomez (5번 트랙), Finishirts (6번 트랙), 쿠션 (7번 트랙), 인상 (8번 트랙), Sicka J (9번 트랙), 송인효 (10번 트랙), 한받 (11번 트랙)

Management / 작은물
Executive producer / 윤숭

Mastering by 지드
Artwork by 윤상훈
Design by 윤상훈

Publishing by POCLAN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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