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With 유라)

김건희 2019.10.24 21
얼마나 걸었을까 이길 
조금 쌀쌀했던 아침도 
눈부시게 화창한 오후에도 
가로등 불 아늑한 늦은 밤에도 

너무 좋아 익숙해져 버렸지만
소중한 것은 소중한 것
소중한 것은 소중한 것

노래를 들으며
불어오는 바람을 맞을 때면
이곳은 너 
너는 이곳

오래된 추억 같아 이길
흩어져 부서진 꽃잎도
잔디밭 가장자리 바위도
낡은 벤치도 너무 사랑해

너와 나도 빛 바래 버렸지만
소중한 것은 소중한 것
소중한 것은 소중한 것

여느 때와 같은 오늘 
길가에 핀 꽃과 무심코 인사할 때
이곳은 너 
너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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