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말

수많았던 약속들을
뒤로 한채 걸어온 나날

곱디고운 그대 손이
세월을 못 이겨 이리 늙었구려

많은 걸 주고 싶었소
더 많이 사랑하고
영원히 곁에 있고 싶었소

검은 머리가
빛바래질 때쯤
하고 싶었던 말이 있소

그대를 만나 
정말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고
한 번 더 말해주고 싶었소

내 손을 처음 잡았던
그날의 너를 기억한다

품 안에 너를 안고서
눈부신 감격에 빠졌었단다

많은 걸 주고 싶었다
더 많이 사랑하고
영원히 널 지켜주고 싶었다

너의 세상이
나보다 높아질 때
해주고 싶던 말이 있다

아프지 말고
아무 걱정 없는 삶을
살아달라고
한 번 더 말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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