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

윤종신 2020.01.30 89
다 올라왔어 한눈에 들어온
나의 도시가 아름답구나
방금 전까지 날 괴롭히던
그 미로 같던 두통 같던 그곳이
이토록 아름답다니

저기 어디쯤인가
아직 거기 살고 있니
모두들 안녕히 잘 계신지
이렇게 넓은 세상에 우리 만난 건
그것만으로도 소중해

여기서 보니 내가 겪은 일
아주 조그만 일일 뿐이야
수많은 불빛 그 속에 모두
사랑하고 미워하고 실망하고
그중에 내 것도 하나

저기 어디쯤인가 우리 이별했던 곳
유난히 택시 안 잡히던 날
택시 뒤창으로 본 네 마지막 모습
멀어질 때까지 바라본

모두 변했겠지 내가 변한 것만큼
그래도 간직하고 있어
너의 그 미소가 나를 향할 때 느꼈던
그 포근했던 그 머물 것 같았던

여기 어디쯤인가 우리 자주 만난 곳
많은 약속이 오고 갔던 곳
마치 너의 목소리가 바람에 실려
왜 잊지 못하냐고 묻네

우리 언제쯤인가 마주칠 수 있겠지
저 불빛 속을 거닐다 보면
먼저 알아본 사람 나였으면 해
난 언제나 바라봤기에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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