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례

박원 2020.02.14 2,000
언젠가 너의 옆에 설 내 차례가 올까요?
그것만 알아도 꾹 참고 기다릴 수 있는데
일단은 내가 진심으로 바랄게
지금은 너와 그가 행복하기를 
내가 바라는 건 절대 안 되니까
 
널 사랑하는 건 잘못된 거니까
나는 그냥 조용히 너희 옆에 있을게
네가 눈치채지 않도록 
그가 오해하지 않도록 
언젠가 너와 내 차례가 올 때까지
 
도대체 어떻게 네 마음을 얻었을까 
그것만 알아도 이렇게 힘들진 않을 텐데
예상치도 못한 또 어떤 날
너와 그 사람이 끝나버릴까 봐
다른 어느 누구도 사랑할 수 없는 걸
 
널 사랑하는 건 잘못된 거니까
나는 그냥 가만히 눈에 띄지 않을게
그가 눈치채지 않도록
네가 오해하지 않도록
언젠가 그와 네 차례가 끝날 때까지
 
내가 용기 내지 않도록
그러다 어긋나지 않도록
언젠가 다음 내 차례가 올 때까지
 
그런데 제일 두려운 건 내 차례가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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