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2층과3층사이 2020.11.13 22
버려짐의 이유부터
오 나에게는 시작인 걸요

멈춰있던 무언가를
이제는 꺼내 볼 시간인가요

가는 달빛이 저물고
핑크빛 태양이 덮이면

바래진 사진을 찢고
아팠던 기억을 새기면
아무렇지 않은 척 자릴 옮기고

아아아아아 소년이여
긴 새벽 끝을
홀로 걸을 때

아아아아아 소년이여
그대와 나도 그때는
오직 그때는 소년이었기에

한숨이 걸친 언덕에
빳빳이 세운 고개 너머
작은 새 하나 훠이 날아가요

나쁜 건 없고 틀린 건
떠났을 텐데 왜 우린
머뭇거리면서 자랐을까

가는 달빛이 저물고
그 많던 별들과 작별하면

바래진 사진을 찢고
바래진 미련을 버리면
한 뼘만큼 피어날 어지러운 꿈

아아아아아 소년이여
낯선 어둠에
홀로 맞설 때

아아아아아 소년이여
그대와 나도 그때를 떠나보내면

문을 열어줄래요
빈틈으로 스밀 우리의 마음
늦지 않았다고 말할래요

길을 비춰줄래요
고장 난 기억처럼 깜빡이는 불
아직 꺼지지 않았다 말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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