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찌개

Drako (드라코) 2020.11.17 38
까다롭던 내 반찬투정
입 짧은 진상 덩어리 꼬마
햄 쪼가리가 없으면 입을 닫고
먹기 싫은 건 뱉었던 아이

어느덧 어른이 되어서 아니
어느새 아빠가 되어서 
많은 것들이 무거운 아재 벌써 서른일곱 살 

점점 늙어만 가는데
덧없이 새치는 느는데  

여전히 그대에겐 물가에 내 놓은 
아이만 같은 게
좋지만 않은 게 어느새 
그대의 머리 위 수북한 눈꽃들을 
내게 감추기 바쁘죠

이젠 뭔가 해드려야 할 것 같은데
아직 난 그대에게 기대 편히 쉬려고하네요 
참 내가 싫어요 진짜 철부지네요
이런 생각하면서도 그대가 해주던 
고추장찌개가 먹고 싶어 
감자 들어간 고추장찌개 먹고 싶어
매콤 달콤한 고추장찌개 먹고 싶어 
난 먹고 싶어 그대의 고추장찌개가 
난 먹고 싶어

언제까지 그대에게 한 없이 받기만할까요
조금만 더 시간을 되돌리거나 
멈출 수는 없을까요

모두 내게만 주었던
젊은 날들은 바쳤던

당신의 이름은 잊은 채 엄마로만 살았던
작아져만 가는데 주름져만 가는데 
괜찮다 하시며 
항상 나를 보며 웃기만하네요

이젠 뭔가 해드려야 할 것 같은데
아직 난 그대에게 기대 편히 쉬려고하네요 
참 내가 싫어요 진짜 철부지네요
이런 생각하면서도 그대가 해주던 
고추장찌개가 먹고 싶어 
감자 들어간 고추장찌개 먹고 싶어
매콤 달콤한 고추장찌개 먹고 싶어 
난 먹고 싶어 그대의 고추장찌개가 
난 먹고 싶어

엄마가 해준 고추장찌개 먹고 싶어 
감자 들어간 고추장찌개 먹고 싶어
그때 그시절 고추장찌개 먹고 싶어
난 먹고 싶어 엄마의 고추장찌개가 
난 먹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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