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die 나를 잊어줘
다른 얘긴 말고 그저 명복을 빌어줘
When i die 기억도 지워줘
좋은 사람으로 살고자 노력했지만
모자랐어 지옥 가지 않기를 빌어줘
When i die 이제 더 이상
나를 팔로우 해선 안돼
다 언팔하고 내 계정은 가계정 신고좀
When i die
그 밖에 세상에 남은 나의 흔적들은
실력 좋은 디지털 장의사들에게 맡겨 줘
When i die
내 하드에 아직 올리지 못한 노래들
전부 갈무리해서 인터넷 어딘가에 올려줘
그리고 지금은 얼마씩 돈 내고
들어야 하는 내 노래들
누구라도 쉽게 들을 수 있게
전부 다 무료로 돌려줘
When i die
내가 미처 정리 못한 사진들이 담긴
외장하드는 열어보지 말고 그대로 부숴줘
그럼 그 안에 담긴 추억들은
나 혼자 알고있고
이젠 나도 세상에 없을테니까 그걸로 됐어
When i die 사실 아무런 미련 남지 않았다고
한다면 거짓말이야
내 안에 아직도 할 말이 많아
그래도 이 정도 노력했으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았어
남은 당신들도 부디 부끄럽지 않게 살아
When i die 어쩌면 다시 태어나거나
누군가를 바라보다
잠시 그의 어깨 위에 앉거나
나도 처음이라 어떨지
답은 모르겠지만 혹여나
가끔 니 어깨가 무겁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면 그 어깨 위에 내가
들렀다 갔다고 생각하길 다 아무것도 아냐
아니 이 말은 취소할게
이제 날 잊고 더 이상은 생각 마
길어봐야 6~70년 지나고 나면
우린 여기 아닌 곳에서 다시 만나
그리고 앞으로의 영겁의 시간에
우리가 있는 곳은 같을거야 아마
그리 특별하게 느껴지진 않지만
또 한편 평범하지도 않은
이 삶과 그 안의 어떤 만남들
지금 공유하는 시간을
쓸 데 없이 누군가를 욕하고 미워하는 데에
전부 다 쏟아붓지 않기를 바라
너의 오늘 하루가 짧았다고 느낀다면
앞으로도 마찬가지일거야
아마 우리에게 남은 시간도
지나고 나면 순간이었을 뿐
우린 수억년동안 잠을 자다
찰나의 눈을 뜬거고
다시 눈 감기 전까지
우리가 눈에 담은 모든 것들은
자칫 흔해보이지만
사실은 놀라운 선물들
말이 조금 길었네 난 원래 그랬으니까
한번 시작하면 끝을 몰라 어쩌면 웃긴 말
끝을 모른다니.. 그렇지? 지금이잖아
부디 행복한 시간들이길, 여기서 굿바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