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으면 말구

홍아 2021.01.12 13
모처럼 쉬는 날에 날 깨운 택배 아저씨
새로 산 옷이 제법 근사해서 말야
날씨도 좋고 해서 무작정 길을 나서다
약속은 없어 그냥 나 심심해서

길을 걷다 어느새 너의 집 앞이야
아니야 괜히 나 땜에
나올 필요는 없어 근데 말야

며칠 전 새로 생긴 맛집이 그렇게도 괜찮대
그저께 개봉했던 그 영화가 그렇게 재밌더래
지금 나랑 같이 가보지 않을래 싫으면 말구

보고 싶어 했던 그 공연이 오늘부터 시작이래
그 옆에 새로 단장한 공원이 그렇게 예쁘더래
아니야 부담 갖지 않아도 돼
싫으면 나 그냥 집에 갈께

잠깐만 다시 돌아가기엔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말야
그래도 여기까지 온 김에
사실 난 오늘 너를 위해 준비해둔
해줄 말이 있어 오늘 아니면 못할 것 같아
잠깐 얼굴만 볼까

모처럼 쉬는 날에 잠이나 푹 자둘걸
알겠어 다음엔 미리 꼭 연락하고 다시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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