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글자

밴드 흥 2021.01.21 13
풀 한 포기 필 수 없는
폐허가 된 이곳에
아프게도 남겨진 거라곤
날카로운 빨간 글자

개업 날 세웠던 화분은
형체 없이 부서지고 
다녀간 이들의 온기는
차디차게 식었네

있다 여기 지금 사람이 있다
있다 여기 지금 사람이 있다
있다 여기 지금 사람이 있다
있다 여기 지금 사람이 있다

새빨간 탐욕으론 
가질 수 없는
사람이 있다

가진 자는 우리의 것을
다 빼앗은 줄 알았겠지
검게 물든 감시와 폭력은
다 포기한 줄 알았겠지

거리로 내동댕이 쳐지고
손가락은 밟혔지만
꿈은 아직 이곳에 살아서
절대 웃음 잃지 않아

두 손 해지도록
닦아낸 빨간글자
두 눈 터지도록
새겨논 그대 얼굴
여긴 너와 나의 세계
여긴 너와 나의 기억
여긴 너와 나의 사랑
여긴 너와 내가
여긴 너와 내가

있다 여기 지금 사람이 있다
있다 여기 지금 사람이 있다
있다 여기 지금 사람이 있다
있다 여기 지금 사람이 있다

새빨간 탐욕으론 
가질 수 없는

있다 여기 지금 사람이 있다
있다 여기 지금 사람이 있다
있다 여기 지금 사람이 있다
있다 여기 지금 사람이 있다

새빨간 탐욕으론 
가질 수 없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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