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

hertz (헤르츠) 2021.02.03 18
듣고 싶은 대로 듣고
믿고 싶은 대로 믿어
이젠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굳게 닫아둔 마음

힘이 들면 어느샌가
나타나 내 품을 감싸
함께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아직도

무수히 많은 날들을
날 위해 기도했는데
그 시절에 우린 어땠을까
생각이 나질 않아

술에 취해 일렁이는
익숙한 길들을 지나
하루하루마다 어색해져가는
내 몸을 뉘이면

감은 두 눈 틈 사이로
네 얼굴이 아른거려
나는 애써 고갤 돌려 감은 눈을
다시 가려보네

눈을 감아도 어질어질해

우리 지난 이야기들 속엔
여전히 넌 웃고 있는데
사진 속의 너의 모습들은
낯설어져 가는데

아픔과 함께 보낸 몇 번의 밤들이
한 걸음에 하루씩 흐릿해져 가
옅어진 네 흔적을 애써 잡아보려
해가 떠도 새벽을 살아

언젠가 너를 스쳐갔던 것 같아
그래 넌 그렇게 웃었었지
네 웃음을 잔뜩 머금은
기억들을 거슬러
짙은 어둠 속을 더듬어보며
우 조용히 입을 맞추네
나를 바라보던 너의 얼굴만큼은
잊지 않기로 했는데
더는 생각이 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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