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 (illa illa)

B.I 2021.05.27 1,392
오 해변이 있어 나의 옷소매 끝에 
두 볼에 흐르는 물줄기를 닦아낸 탓에
오 해변이 있어 나의 눈꼬리 끝에 
뜨겁게 차오른 물방울이 스며든 탓에 

나 혼자 외딴섬 길을 잃었어 
감정의 빈혈기 전쟁이 난 머릿속 
추억의 물결 속에 발을 담그기엔 
심장까지 얼어붙을 만큼 차가워 

오 해변이 있어 나의 옷소매 끝에 
두 볼에 흐르는 물줄기를 닦아낸 탓에
오 해변이 있어 나의 눈꼬리 끝에 
뜨겁게 차오른 물방울이 스며든 탓에 

오 해변 
illa illa illa illa illa
illa illa illa illa illa
눈가에 일렁이는 파도에 난 또 휩쓸리네 

우는 법을 알려주고 사라진 네 덕에 
동공에 자욱한 안개는 걷힐 날이 없네
둘이 걷던 모든 길을 편히 걷질 못해 
사무치게 끌어안던 네가 이제 없기에 
소매로 눈가를 비벼 꿈이 아니라서 싫어 
이런 나를 두고 어디가 
내 기분은 폭풍우가 지나간 뒤 저기압

오 해변이 있어 나의 옷소매 끝에
두 볼에 흐르는 물줄기를 닦아낸 탓에
오 해변이 있어 나의 눈꼬리 끝에 
뜨겁게 차오른 물방울이 스며든 탓에 

오 해변
illa illa illa illa illa
illa illa illa illa illa
눈가에 일렁이는 파도에 난 또 휩쓸리네 

그리워함은 내가 제일 잘하는 일 
울적함은 내게 가장 편안한 집
깨져버린 맘의 모서리는 뾰족해질 테고
찔리는건 어차피 또 나일 테지만 

익숙한 상처인걸 익숙한 작별인걸 
어색한 안녕과 덩그러니까지 
익숙한 장면인걸 

오 해변
illa illa illa illa illa
illa illa illa illa illa
눈가에 일렁이는 파도에 난 또 휩쓸리네 

파도 소리와 달구경 
새로운 눈물 안 흘려 
무너질 걸 알면서도 
다시 쌓겠지 모래성 

파도 소리와 달구경 
새로운 눈물 안 흘려 
무너질 걸 알면서도 
다시 쌓겠지 모래성 

오 해변이 있어 나의 옷소매 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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