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동아, 내 생강아!

김민경 2021.05.27 7
나는 그 때 너밖에 몰랐다
너 하나면 잘 사는 줄 알았다
네 짙은 향에 취해
흙 손에 머리가 흠뻑 다 젖어 버릴때까지
너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지더라

가뭄지고 눈물나도 네 곁을 지켰다
손마디가 붓도록 너를 어루만졌지
그렇게 너 하나를 내 몸에 새겨 놓았다
내 생각, 나의 봉동아!

그 해는 유난히도 풍년이었다
금쪽같은 내 생각이 발에 치더라
초 겨울 내 손 국수 한 줌 없는데
풍요 속 가난이 어찌나 서러운지

나 너 뿐이었다
너 팔러 임실 가는 길
아무도 찾지 않는 생강을 밭에 묻고
너 밖에 모르는 내가 얼마나 답답하던지
내 봉동, 나의 생강아!

세월을 흘러 흘러 꽃이 피더라
생강, 무강, 강수, 개약, 사랑의 생강
작아도 향내나는 네가 좋더라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구나

난 너 뿐이었다. 
너 팔러 임실 가는 길
아무도 찾지 않는 생강을 밭에 묻고
그래도 네 덕분에 내 인생 꽃이 피었다.
내 생강, 나의 봉동아! 
내 사랑, 나의 생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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