밟힌꽃

D.no (디노) 2021.08.05 13
내 맘 꺾어 들고 가세요
지난 마음 맡아 가줘요
어딘가 두고 기억하지 못해도
가끔씩 맡던 그맘 돌려주지 말아요

나를 더 시들게 해요 아니 꼭 밟고 가줘요
그대 발끝에 물든 아픈 조각 하나가
더는 그대 눈에 밟힐 수 있게
떠난 그대 눈에 밟힐 수 있게

그대 반쯤 열려 불어 
남겨진 마음을 펼치고 연필을 들게 해줘요
추억의 끝은 사각거리고
지울 수도 없이 닳아 버릴 때
내 맘도 덮어지겠죠

시듦을 지나 메말라가는 밤이에요
아픔을 지나 그리워가는 맘이죠
달빛이 적시네요 위로가 될 순 없겠죠

쏟아지는 마음들도 피어나는 습관들도

나를 더 아프게 해요 일어설 수 없게 해줘요
그대 손끝에도 닿을 수 없게 해줘요

떠난 그대 손을 잡을 수 없게
떠나보낼 수 있게

그대 반쯤 열려 불어
남겨진 마음을 펼치고 연필을 들게 해줘요
추억의 끝은 사각거리고
지울 수도 없이 닳아 버릴 때
내 맘도 덮어지겠죠

그대가 웃는 게 난 좋아요
그대여 미소를 지어줘요

내가 곁에 없는 게 그대 행복이라면
날 즈려밟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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