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굳이 이사를 가고싶지 않아

리엘 (Liel) 2021.09.07 10
연남동 경의선 숲길에
기차가 지나던 때부터
갑자기 높다란 가림막
너머로 공사장 소리가

시끄러울 때부터
잠잠해질 때까지
나 어렸을 때부터
오늘날에도 역시

나는 굳이 이사를
가고 싶지 않아
한 집에서 머물며
같은 길을 걷고 싶은걸
나는 굳이 이사를
가고 싶지 않아
한 집에서 머물며
같은 길을 걷고 싶은걸

널찍한 모래내 시장에
어부바 할머니 손가락
붙잡고 노닐면 사람이
그렇게 많았던 때부터

북적거린 때부터
사그라든 때까지
할머니 손 온기가
아련한 지금 역시

나는 굳이 이사를
가고 싶지 않아
한 집에서 머물며
같은 길을 걷고 싶은걸
나는 굳이 이사를
가고 싶지 않아
한 집에서 머물며
같은 길을 걷고 싶은걸

다른 동네 정원은
궁금하지 않아
아무것도 구태여
그리 알고 싶지 않은걸
나는 굳이 이사를
가고 싶지 않아
한 집에서 머물며
같은 길을 걷고 싶은걸
나는 굳이 이사를
한 집에서 머물며
나는 굳이 이사를
한 집에서 머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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