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에서 부케까지

안예은 2022.05.03 1,071
친구야 우리 인연이 벌써 10년이 넘었다
굳이 따져보자면 올해로 13년이 됐다
연애바보들끼리 아무나 제발 만나보자고
허구헌날 우는 소리를 했는데 네가 시집을 가다니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너의 그 말에
나는 왜 이렇게 자존심이 상하는지
너도 겨우 만난 것 같은데
어른이 된 후 10년이 지났어도
아직 우리는 열아홉에 멈춰있잖아

결혼 축하해 꼭 행복해야해 나는 글렀어..
이러다 서른다섯이 되고 마흔다섯이 되고 
쉰다섯이 되겠지
내 친구야 나 정말 기쁜데 왜 눈물이 날까
우리는 서른다섯 마흔다섯 
쉰에 예순이 넘어서도 함께

우린 마치 복도를 뛰어다니던 작은 원숭이들
영원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모두가 반짝이던 그 때
어른이 된 후 10년이 지났어도
철이 안 들어 큰일이라면서 웃잖아

결혼 축하해 꼭 행복해야해 나는 글렀어……
이러다 서른다섯이 되고 마흔다섯이 되고 
쉰다섯이 되겠지
내 친구야 나 정말 기쁜데 왜 눈물이 날까
우리는 서른다섯 마흔다섯 쉰에 예순이 넘어서도

결혼 축하해 꼭 행복해야해 근데 있잖아
너는 왜 남의 생일에 하필 결혼을 하게 됐니 
정말 웃기는 애야
내 친구야! 앞으로 걸어갈 길이 즐거웠음 해
어디에 있든지 무엇을 하든지
언제나 너의 곁에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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