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간다

이한철 2022.05.12 21
흘러간다 바람을 타고
물길을 따라 흘러간다
시린 마음 가녀린 손 끝
옷깃을 세우고 흘러간다
지난 날 나에게 거친 풍랑 같던
낯선 풍경들이 저만치 스치네
바람이 부는 대로 난 떠나가네
나의 꿈이 항해하는 곳
흘러간다 헤엄치지 않고
둘러보지 않고 흘러간다
속살 같은 물길을 따라
시간의 방향을 흘러간다
두리 번 둘러봐도 끝없는 바다 위
비교할 이 시기할 이 없는 곳
바람이 닿는 곳 그 어딘가에
나의 꿈이 나의 바람이
나의 사랑하는 이
향해 가는 곳
흘러간다 바람을 타고
물길을 따라 흘러간다
헝클어진 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는 척 눈물을 닦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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