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라보노

김제형 2022.05.30 30
우린 여태 만나고 있지
서로를 잘 알면서 
서로를 모르면서
몇 번은 울고불고 했지
지금 생각하면은
기억이 잘 안 나

더 좋았던 날들이
향기가 진한 걸까
영원할 것 같던 슬픔들도 
이젠 
단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그것은
단지 시간이 지나선 
아닐 거야

아무리 긴 대화 속에 있어도
더 멀리 아주 멀리 가고 싶어요
너의 얘기 속에 내 모습이 되고 싶은 걸요
그 생각은 변함없는 걸요

시시했던 얘기도 
왜 그리 재밌는지
이따가 세상에 돌아가기 그 전에 
딱 한 번만 더 듣고 싶은 이런 기분
그건 아마 설명이 안될 거야

아무리 긴 대화 속에 있어도
더 멀리 아주 멀리 가고 싶어요 
너의 얘기 속에 내 모습이 되고 싶은 걸요
향기롭게 왜 웃어요
함께 함께하자는 그 말이 
왜 그렇게도 뭉클한 건지
너의 미래와 이렇게 나란히 포개 있는
지금만이 내겐 충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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