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의 밤

선경 2022.06.29 5
저 멀리 있던 당신은 어느새  
다가와 발끝에서 부서지고 있네. 
옷자락을 적시면서 내가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게 만들어. 

모래 같은 나는 파도에 너무 쉽게 허물어져 
금세 어디부터 
어디까지인지 모르게 되어버려요.
그러니 망설이지 않고 뒷걸음질 쳐 
당신이 닿지 않는 곳으로 물러서겠어요.
파도에 스러지는 
당신을 그저 바라보겠어요. 

하지만 어디서나 서걱이겠지. 
당신에게서 뒷걸음질 쳤던 
기억. 털어내도 여기저기에 자꾸 떨어지는 
모래. 허물어졌던 흔적

당신과 함께 내 일부도 
쓸려 사라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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