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

임재범 2022.07.15 498
내 하루는 긴 여행자처럼
헤매이며 길을 찾는 것
암흑 같은 바다 그 밑에
길이 없는 길을 뛰어드는
간절함으로

채우는 삶도, 그걸 버리는 삶도
선택엔 늘 용기가 필요했어
매일 낯선 길
다신 못 걸을 좌절이 와도
존재 의미를 나는 찾고 싶어
버티는, 이 시간의 끝에
뭐든 되지 못하고 사라질까봐

또 하루는 거센 폭우에 앉아
무력하게 고개 숙였지
그 누군가 정해 논 삶대로
순응하고, 살아내면, 찾게 될까봐

방을 치우고, 뿌연 창을 닦으면
이 생의 분노도 좀 닦이겠어
기도 하면서, 평온한 나를 지켜내면서
존재 의미를 나는 찾고 싶어
버티는, 내 인생의 끝에
뭐든 알지 못하고 사라질까봐

무모한 삶도, 내가 상처 낸 삶도
잠깐의 숨을 쉬는 방법이었어
달래가면서, 지친 마음에 힘을 내면서
존재 이유를 나는 찾고 있어
버티는, 이 시간의 끝에
기억도 의미도 없이 잊혀 질까봐
혹시나, 이 여행의 끝에
아무도, 무엇도 아닌 날 볼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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