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그대의 안부를 묻는다

이선경 2022.08.04 4
행복은 하늘 위에 두둥실 무지개라고 생각했다
산 너머, 산 너머에 있는 거라고 생각해
긴 목을 더 길게 늘이곤 했다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니고 
어제 거기, 내일 저기에 있다고 생각해 
그리워했고 애달파 했고 늘 아쉬워했다
번번이 목이 마르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비록 여기에 그대 나와 함께 있지 않을지라도 
거기에 그대 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안심이고 평안하고 행복하다
비록 지구 반대편에 그대 있을지라도 
함께 지구를 숨 쉬고 지구를 느끼며 
하루하루 살아감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그러하다 하루하루다
하루하루의 평안과 안녕과 무사함이 행복이다
그대 거기 잘 있나요?
나 여기 여전히 숨 잘 쉬고 있어요
멀리, 그대의 안부를 묻는다
우리에게 더 이상 가까워질 수 없는
목숨의 거리가 있을지라도 
거기 그대 잘 있나요? 나 여기 잘 있어요
스스로 묻고 대답하며 나는 오늘도 
그대로 하여 충분히 행복하고 기쁘다

그 위에 무엇을 더 꿈꾼단 말인가!
앱에서 영상보기
상세보기
 님 프로필 이미지
리뷰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