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져가지마세요

레이린 2022.10.13 7
가져가지마세요
버려지지 않았어요
꽤 오랫동안 여기
그대와 내가 있었어요

눈을 맞춰주세요
바쁜 그 걸음을 멈춰주세요
아주 잠시라도 여기 
앉아 나와 함께 쉬어가세요

흔들리는 꽃나무 그 이름을 물어보는
아이의 목소리를 타고 두 뺨을 스치는 바람과
햇볕쬐는 화분들 그 곁에 졸고 있는
작은 고양이를 바라보다 건네는 눈인사도 

가져가지마세요
그리고 잠시 쉬어 가세요
아주 잠시라도 여기 
앉아 나와 눈을 맞춰주세요

해질녘 노을 아래 집 앞 나무를 살펴보는 
할아버지 곁에 앉아 지켜보는 강아지의 시선도

좁은 골목길 홀로 선 가로등을 스쳐지나
기울어진 그림자를 밟고 걷는 그대의 뒷모습도

가져가지마세요
그 자리를 지켜주세요
아주 잠시라도 여기 앉아
그대의 안녕을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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