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섬

도하임 2022.10.24 9
다가간 날 따스하게 반겨줬던 그날부터
여름은 시원했고 겨울은 따듯했어 

널 만날 날 소나기에 흠뻑 젖어도 행복했고
폭염 속엔 양산 아래 함께 있어 행복했어 

알 수 없는 세상 속에 던져진 게 감사했어
같이 만들어갈 일상들이 두근댔어 

똑같은 온도를 느꼈었던 시간들이
구름처럼 흘러가서 마음이 둥둥 떠요 

어느 날 밀려왔던 우연이 인연이 운명이
어느새 휩쓸려 가고 

갈 길이 바쁘다는 핑계로 파도의 행방을
여전히 찾을 수 없어 

뜨거웠던 지난여름 경북 여행 기억나
밤새 설레 한숨 못 자 나른하게 버스에 올라 

처음 만난 포항 물회는 요상하게 예술이었고
안동 찜닭의 매콤한 당면은 너와 날 우리로 감아 

황남빵 손에 들고 걸었던 황리단길에
유채꽃과 핑크뮬리가 첨성대에 향기를 더해
고즈넉한 대릉원을 따라 걷다 보면
안압지의 황홀한 황금빛 야경이 황황해 

어느 날 밀려왔던 우연이 인연이 운명이
어느새 휩쓸려 가고 

갈 길이 바쁘다는 핑계로 파도의 행방을
여전히 찾을 수 없어 

오늘도 흘러갈 네 하루를 응원해
곁에 있을 순 없어도 늘 지켜볼 거야
어떤 바람이 불어도 넌 견뎌내
우리 지난날 모험을 다 털어놓을 날 위해 

우연히 밀려왔던 운명이 인연이 되었음에
바다에 비단 감사해 

열매를 맺어주고 꽃을 피워주고
불꽃이 타오르게 장작을 지펴주고
꿈을 향해 항해하는 소중한 순간
나라는 섬에 들러 살아줘서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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