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파나무 2012.10.30 5
그녀는 지금 자고 있소.
이 새벽에 누구세요?
목소릴 들어보니 술을 많이 드신 것 같소.

용기 내서 전화건 건 시기상조 인 것 같소.
이 새벽에 누구신데 전화번호 정보가 없소?

걱정 마시오. 
그녀는 잘 지내고 있소.
날 만나서 행복한 것만 같소.
예전 사귀던 당신보다...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이제는 전화 마시오. 
그녀는 나만의 여자
시간이 너무 늦은 것 같소.
그냥 아무 일 없던 것처럼 
통화 목록 지울 테니.

그녀는 지금 자고 있소.
이 새벽에 누구시오?
목소리 들어보니 
당신 지금 우는 것 같소.

전화 번호를 기억에서 지우세요.  
추억과 함께
전화도 이제 끊으세요. 
남아 있는 미련과 함께

왜 자꾸 전화하시오? 
난 내일 출근하는데 
잠 좀 자게 제발 전화 좀 끊죠? 
술에 취해서 그런다면 
집에 가서 주무세요.

다시 한번 더 그녀를 만나려 한다면 
여보세요? 
내 말 듣고는 있어?
그녀를 정말로 위한다면 
이쯤에서 끝내시오.

혹시 지금 울고 있소? 
난 당신 덕에 잠 다 잤소.
다 울고 이제 인정해요. 
그녀와 당신은 헤어졌소. 
이제 남남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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