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

최자 2013.04.01 59
아무래도 너와 내 미래는 
조금 암울해 
열정도 분노도 식었어 너무 
차분해
나 따분해
너와는 뭘 해봐도
같은 걸 하는 것
같은데 어떡해
우리는 대화대신
하품을 주고받아
뜨거웠던 눈 빛 대신 
한숨을 주고받아
서로를 탓하면서
아픔을 주고
받았던 그때가 난
차라리 그리워 
이젠 서로를 포기했지
안 부딪혀 
없어
우리 처음 만날 때의
그 에너지 
난 권태를 못 물리쳐
이세상 
모든 것들이 우리 거
같았지 
함께면 어디든
은신처 같았어 
하지만 지금은
점점 감옥 
같아져서
답답해서 고민이 
좀 많아 졌어
일이란 핑계로
널 피하는 게 
잦아졌어
그래 가래 침처럼
내 목에 걸린
이별이란 단어를
뱉지를 못해서 
널 계속 만났었어
오
없어
우리란 건 죽었어
오
이젠 없어
우린 서서히 식었어
침묵 속으로
going down 
우린 흙이 돼
going down 
눈물이 고인
다음엔 마르겠지 
끝이 보인다
우리는 뜨거웠어
서로를 잘 
데웠었어
부족함 없었지
서로를 꽉 채웠었어
더 알고 싶어서
서로를 잘 배웠었어
근데 너무
열심히 했나 봐
이제 
다 외워졌어
호기심이 다
채워져서 마음은
떠났고 습관만 남았어 
우리 관계는
꺾어둔 꽃처럼 
서서히 메말랐어 
노력 해봤지 부단히 서로 
잃을게 많아서
사실 후회도 때로는 해봤지 
서로 잃은 게 많아서
이제 갈라서 이 한마디는 딱 
잘라선 못 하겠어서 
우린 정이란
마취제를 발랐어
알면서 모르는 척 눈 감았어 
무거운 책임은 닻이 돼서 날 
붙잡았어 
그렇게 쭉 참았어 지금껏
오래돼 이젠 내게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 같은 기분 
너무 익숙하지만
갑갑해 이젠 
벗고 싶은 기분
오
없어
우리란 건 죽었어 
오
이젠 없어
우린 서서히 식었어
침묵 속으로
going down 
우린 흙이 돼
going down 
눈물이 고인
다음엔 마르겠지 
끝이 보인다
시간을 그때로
되돌릴 수만 있다면 
우리 사이 뭔가 있던 그때로 
되돌릴 수만 있다면
난 다시 돌아가고 싶어
그 순간엔 
너와 나 둘만
존재했었지 
내 우주엔 너만한 별은
없었어 
내 모든 걸 끌어당겼지
난 아무런 생각
없이 자연스레 
네게 안겼지
그날을 기억해
어 오 내겐 아직 
어제 같아
그때를 기억해
어 오 도대체 뭐가 
우릴 이렇게
바꿨을까 망쳤을까
뜨겁던 우린 차갑게 식었을까
오 없어 우리란 건 죽었어 
오 이젠 없어
우린 서서히 식었어
침묵 속으로
going down
우린 
흙이 돼
going down 
눈물이 고인
다음엔 마르겠지 
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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